꼼꼼한 내가 문제인가요?

매일아침저널 2-14 다분히 개인적인 일기

by 진심발자욱

어제는 오후가 되니 하루 온종일 누군가와 싸움을 한 듯한 피곤함이 밀려왔다. 잠자리에 들려고 해도 뭔가 신경세포 하나 하나가 아직도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너무 꼼꼼한 건가? 아니야 뭘 이정도 가지고 ....


내 주변에는 지나치게 꼼꼼한 사람들이 많다. 아마 나도 비슷한 류의 사람이라 그런 이들과 함께 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니 이런 꼼꼼함이 일의 진도를 더디게 만든다. 모 아니면 도라고 그냥 질러버려야 하는 순간들도 있는데 대부분 그러지를 못한다. 그러니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오면 대범하게 그냥 무조건 '고~'를 외치지 못하고 일단 다시 점검 및 체크를 하고자 한다.


어제는 진행하고 있는 화장품의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내용물에 대한 마무리를 짓는 날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예전 제품과 향이 달라서 그 부분에 대해 재점검 요청을 하느라 담당자와 오전 내내 설왕설레를 하였다. 대화를 하는 순간에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 업체 담당자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원하는 검사를 일주일 동안 더 하는 걸로 마무리를 하고 돌아와서는 계속 자괴감이 든다. 내가 너무 꼼꼼한건가? 그냥 진행했어야 하나? 뭐가 맞는 거지? 나의 주변인들만 해도 그 부분에 대해 동의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로 반반이 나뉜다.


오후 내내 나도 모르게 조금씩 모든 일들이 언쨚아 진다. 걸려 오는 전화나 문자나 다들 그리 좋은 내용이 아니다. 심지어 주차장에서도 사소한 시비거리가 생겼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저녁 내내 하루종일 있었던 일들에 대해 푸념을 늘어 놓는다.


하루 종일 나는 나의 꼼꼼함이라는 부분에 대해 예민해져 있었고 그것을 집으로 들고 들어와서 계속 신경을 곤두세웠다. 칼로 무우를 자르듯 바깥일과 집안일을 분리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결론을 내린 일에 대해서는 되돌아 후회나 고민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늘 매사 질척거리는 것만 같다.


내 손을 떠난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것에 좀 더 집중을 하자.

나의 꼼꼼함이 언젠가 빛을 발휘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