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는 브런치, 조카는 웹소설

매일아침저널 2-26 우리는 글을 쓰는 중이다

by 진심발자욱

주말에 친정엘 갔다가 우연히 조카가 웹소설을 연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원을 엄청 빽빽하게 다니는 여자 조카아이가 언제 시간이 나서 글을 썼나 싶어 기특하다. 올캐는 자랑인지 푸념인지 내게 하라는 공부는 않하고 누굴 닮아 저러는지 모르겠다며 조카의 웹소설 링크를 알려준다. 꽤나 긴 글들을 여섯편째 연재 중이다. 그런데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의 숫자는 일편과는 달리 마지막편에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글의 형태가 어디선가 굉장히 낯이 익다. 웹소설에 연재되고 있는 글들 또한 비슷한 형태와 양상을 띠고 있다.


'하이틴로맨스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가 지겹고 힘들 때면 자주 읽었던 책이 있었다. 하이틴로맨스라는 시리즈의 소설이었는데 요즘으로 보자면 웹소설과 비슷한 거 같고 순정만화나 무협지의 가벼운 소설판 같은 거라고나 할까? 공부가 잘 안되면 이 책을 읽고는 했는데 왠지 조카가 쓰고 있는 웹소설이 그런 부류의 글과 유사하다. 비슷한 류의 글을 쓰고 있는 조카를 보니 왜 이렇게 기특하고 재미난지....


나도 한참 그 책에 빠져 있을 때는 비슷한 글은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노트에 습작을 하고 글을 써보기도 했었다. 조카도 나와 같은 행동을 초등5학년에 벌써 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내 조카가 성숙한 건지 아니면 요즘 아이들이 빠른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는 조카가 재미나다.


평소 책을 잘 읽지 않는다는 조카가 글 쓰기에 도전했다는 것이 기특하다.그리고 가만 속내를 들여다보니 마음이 쨘하다. 아마도 본인이 학원 스트레스를 글로 풀어보고 싶었나 보다. 조카의 웹소설에 좋아요와 덧글을 일일이 달아주면서 열심히 해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이 잘 써지냐고 물었더니 이제는 안 쓰려고 한다고 한다. 자기가 쓰고 있는 글이 뭔지를 모르겠단다. ㅎㅎㅎㅎ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자신이 쓰고 있는 글에 대한 전체적인 기획 없이 그냥 생각날때 마다 글을 쓰니 그럴 수 밖에....

여전히 좌충울돌 글 쓰기에 대한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는 고모의 입장에서 조카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에 대한 짧막한 견해를 함께 나누었다. 조카의 눈이 반짝인다. 그녀가 어떤 행보를 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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