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고학년 아이와 방콕여행이라면 강추_방콕 근교 수상시장과 반딧불투어
초등 5학년 이제 6학년이 되는 아이와의 단둘 방콕 여행!
일정을 짤 때부터 모든 것이 아이 눈높이에 맞춘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무료해 할터이고 게임이나 다른 소일거리에 몰두할테고
그러면 나는 왜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일까 하고 푸념하게 될터이니 말이다.
엄마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할 수 있는 여행 일정 짜기! 그곳이 국내이든 해외이든 마찬가지다.
아직 아이는 어리고 엄마는 그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아니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방콕에 도착한 다음날 워밍업으로 간단히 방콕 시내에서 볼만한 관광지를 가볍게 돌아다녔다.
방콕은 쇼핑몰이 워낙 많아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자면 하염없지만 그게 목적이라면 굳이 방콕까지 올 필요는 없었으리라. 그래서 반일이나 종일 투어 중 한 두가지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방콕에는 검색해 보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부터 다양한 여행사들이 즐비하다. 맘에 드는 곳을 골라 예약만 하면 끝이다.
어른들끼리라면 사실 아유타야 같은 유적지를 가보고 싶었지만 하루 종일 땡볕에서 돌아다녀야 한다는 이야기가 맘에 걸렸다.
'그냥 수상시장을 갈까? 시장.... 남자아이가 시장에서 뭐 얼마나 흥미를 느낄까?'
아침 8시 전에 집결하는 반일투어도 있다. '그러면 몇시에 기상해야 하는 거지?' 두시간의 시차가 있는 방콕에서 아침 8시는 한국시간으로 새벽 6시다. 그러면 적어도 새벽 4시, 방콕시간 6시에는 일어나서 준비하고 아침 부랴부랴 먹이고 집결지로 가야한다. ... 'ㅠㅠㅠ그럴 거면 그냥 패키지 왔지'...
온갖 고민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러던 찰나... 눈에 들어온 오후 출발 반딧불 투어!!!
우와.. 바로 이거다...
반딧불!!!
서울에서 태어난 아들에게 반딧불은 무척이나 생경할 거다. 반딧불은 동화책에나 나옴직한 곤충이다. 물론 나도 반딧불에 대한 추억은 없다. 시골 외갓집에서도 반딧불은 본 적이 없다. 호기심이 생긴다. 한번 쯤 가보고 싶어진다. 이거다 싶어 예약을 했다. 출발은 오후 3시니 여유 있게 시내에서 점심을 사 먹고 집결지로 가면 되겠다. 아들도 만족스러워 하는 듯하다.
출발 당일!
집결지에서 출발한 미니 버스는 막히는 방콕 시내를 출발해서 거의 2시간이 다되어 암파와 수상시장에 도착했다. 어느길로 어떻게 가는지 전혀 고민해 보지 않았는데 지금와서 지도를 찾아보니 내가 생각한 곳과는 반대방향에 위치해 있다. ^^ 그래서 투어를 신청하면 생각이 없어지나보다.
Amphawa Floating Market 암파와 수상시장 구글 맵에서 찾기.
https://goo.gl/maps/CdMhnFibTht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차에 타자 마자 곧 잠이 든다. 흔들리는 차안에서 단잠을 잔 우리는 주말에만 열린다는 수상시장에 와닿았다. 수상시장은 어릴 적 우리 동네 근처 시장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생각외로 깔끔한 수상시장에서 길거리 음식이라는 길거리음식은 다 사 먹었다. 사실 별다르게 살만한 건 없다. 하지만 먹을 건 저렴하고 다양하다. 아들과 함께 신나게 먹을거리를 쇼핑하고 강위에 주방을 가진 해산물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음식을 주문하면 물위에 떠있는 보트 위 할머니가 조리를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바라보면서 나지막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식사를 즐긴다. 하지만 우리 만큼 파리들도 식사를 즐긴다. ^^ 파리를 쫓으며 맛난 식사를 마치고 보니 이런 게 재미구나 싶다.
두어시간의 자유시간을 마치고 반딧불투어를 가기 위해 선착장에 모였다. 슬슬 해가 지기 시작한다. 날씨도 적당하다. 그리 덥지도 않다.
혹시나 해서 사실 모기 퇴치 팔찌 부터 시작해서 스프레이, 그리고 긴팔 점퍼도 준비하고 출발할 때는 긴바지를 입었다. 그런데 긴바지가 문제였다. 아들에게 입힌 긴바지는 생각보다 더웠다. 아들이 너무 더워 해서 시장을 돌아보다 100바트(대략 3500원 정도)에 반바지를 하나 사입혔다. 고무줄 면바지이지만 나름 만족도가 높다. 긴바지에서 탈출한 아들은 날아갈듯하다. 하지만 못내 걱정이 된다. 이따 반딧불 투어에 모기가 많으면 어쩌나 싶어서 말이다. 다시 긴바지로 갈아입을 의사는 전혀 없어 보인다. 모기 퇴치 스프레이와 팔찌로 무장 시켜야 겠구나 혼자 조바심이 난다. 이런 시골에서 모기에 물린다면 그것은 대형 사고에 가까울 수 있다. 무척 가려울 터이고 긁으면 엄청나게 부어 오르겠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그런 것도 모르는 아들은 시장통에서 발견한 장난감 가게에 마음을 빼꼈다. 스타워즈가 아니라 스페이스워즈 같은 장난감들이 즐비한 장난감 가게이건만 어린 아들에게는 천국이 아닐 수 없다.
낯선 나라의 낯선 시골에서의 반딧불 투어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어린 아들과의 투어라 오만가지 생각과 걱정을 안고 시작하는 투어다. 보트는 서서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분다. 습기를 머금은 강바람은 금새 살짝 한기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한기는 강바람을 맞는 부위만이고 보트 내부 쪽에 있는 다리 아래로는 뭔가가 살짝 살짝 무는 듯하다. 무슨 곤충인지는 모르겠지만 금새 나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벌레에 물리지 않게 약을 뿌려야 한다. 아들에게도 뿌리고 나도 뿌리고....
주변 아이들이 하나 둘 춥다, 뭔가에 물렸다라는 푸념들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미처 이런 상황을 준비하지 못한 엄마들은 당황하고 아이들은 칭얼대고 .... 이렇게 아이들이 대부분인 가족들의 반딧불 투어는 칭얼거림과 푸념 속에서 절정을 향해 달려갔다.
해는 금새 졌다. 보트는 점점 넓은 강변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강가 나무에는 반딧불들이 즐비했다.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한 것처럼.....
나무위에는 잠을 청하는 도마뱀들도 있고 새들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반딧불을 찾아 즐겼다.
그런데 반딧불 구경이 한참이어야 하는데 아들은 살짝 불만이다. 안경을 들고 오지 않은게다. 아들이 안경을 챙겨 오는 것을 잊었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놓친게 있다. 아들의 안경....아들은 반딧불을 보고도 제대로 찾지를 못한다. 그래도 반딧불은 지천에 널려서 주변이 좀 더 어두워지니 안경이 없는 아들도 반딧불에 감탄할 수 있게 되었다. 다행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반딧불 만큼 별도 지천이다. 온통 반짝 거리는 것들이 까만 하늘을 수놓는다.
보트에 있는 어린 아이들은 이미 벌써 반딧불에 식상해져 있다. 보이는 게 반딧불 뿐이니 이삼십분이 지난 후부터는 지루해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울 아들은 반딧불과 별을 보며 뭔가 생각이 많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지겹다는 이야기도 없이 한시간 동안의 반딧불과 별 구경을 즐긴다. 조용히.... 평소 수다스러운 아들이 조용해졌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왠지 이제 아들과 나 사이에도 뭔가 이야기 하지 않는 것들이 조금씩 생겨 나고 있는 것만 같다. 사춘기 초입에 들어선 아들... 아들이 크는구나 싶다. 불현듯 이젠 모기 퇴치 스프레이나 긴팔 긴바지를 걱정해 주지 않아도 되는 나이가 되어가는 구나 싶다. 온갖 것들을 챙겨줘야 하는 어린 아이가 아니라 자기 나름의 세계관과 생각을 가진 아이로 커가고 있구나 싶다.
방콕에서 반딧불과 함께 조금씩 매일 조금씩 커가고 있는 반짝이는 아들을 찾았다. 밤하늘의 별만큼 강변의 반딧불만큼 반짝이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