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드보통의 여행 에세이 4 - 왜 나는 여행을 하는가
왜 나는 여행을 하는가?
왜 나는 떠나고 싶은가? 떠남에서 무엇을 찾고자 하는가?
이런 일련의 질문들을 통해 알랭드보통의 여행의 기술이 나오지 않았을까?
며칠을 묘한 매력 때문에 손에서 놓지 못했던 여행의 기술 마지막장을 넘겼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살짝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있었다. 제목이 좀 그러했고 왠지 딱딱한 서술체가 아닐까 하는 선입견도 있었다. 그렇지만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드보통의 여행의기술! 아주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그런 책이었다.
sns를 쳐다볼 바에는 이 책을 보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으니 가히 어느 정도의 매력발산자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아쉬움 보다는 이제 여행을 간다면 더 잘 갈 수 있겠구나 그리고 그 어디에 있든 여행이 될 수 있겠구나 싶다. 내가 있는 모든 곳이 여행이 될 수 있겠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꿈으로써 우리는 언제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존재하는 공간에서도 우리는 여행자일 수 있다.
장소 : 프로방스
안내자 : 빈센트 반 고흐
우리가 관객으로서 어떤 화가의 그림을 좋아한다면, 그것은 어떤 특정한 장면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특징을 그 화가가 골라냈다고 판단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화가가 어떤 장소를 규정할 만한 특징을 매우 예리하게 선별해냈다면, 우리는 그 풍경을 여행할 때 그 위대한 화가가 그곳에서 본것을 생각하게 되기 마련이다.
반고흐가 프로방스에 머문 지 몇년 뒤 오스카 와일드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 런던에는 안개가 없었다는 말을 했다. 마찬가지로 반 고흐가 사이프러스를 그리기 전에 프로방스에는 사이프러스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264
원래의 모습에는 감탄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닮게 그린 그림에는 감탄하니, 그림이란 얼마나 허망한가. <팡세 > 단장40.... 282
장소 : 레이크디스트릭트, 마드리드, 암스테르담, 바베이도스, 런던 독랜즈
안내자 : 존 러스킨
아름다움을 만나면 그것을 붙들고, 소유하고, 삶 속엑서 거기에 무게를 부여하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왔노라, 보았노라, 의미가 있었노라"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295
러스킨은 아름다움과 그 소유에 대한 관심을 통해 다섯 가지 중심적 결론에 이르렀다. 첫째, 아름다움은 심리적인 동시에 시작적으로 정신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복잡한 요인들의 결과물이다. 둘째,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에 반응하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타고난 경향이 있다. 셌재, 이런 소유에 대한 욕망에는 저급한 표현들이 많다. [앞서 보앗듯이, 기념품이나 양탄자를 산다거나, 자기 이름을 기둥에 새긴다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를 포함하여]. 넷째, 아름다움을 제대로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며, 그걳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심리적이고 시각적인]을 의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의식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이 그런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관계없이, 그것에 대하여 쓰거나 그것을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하여 아름다운 장소를 묘사하는 것이다. 298
러스킨의 생각에 따르면, 데생이 아무런 재능이 없는 사람도 연습할 만한 가치가 잇는 것은 그것이 우리에게 보는 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었다. 즉 그냥 눈만 뜨고 잇는 것이 아니라 살피게 해준다는 것이다. 눈앞에 놓인 것으 ㄹ우리 손으로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슨하게 관찰하는데서부터 자연스럽게 발전하여 그 구성요소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되고, 따라서 그것에 대한 좀 더 확고한 기억을 가지게 된다.
'자,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데생을 가르치려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보는 것을 가르치려 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두 사람이 클레어 시장에 걸어 들어간다고 해봅시다. 둘 가운데 하나는 반대편으로 나왓을때도 들어갔을 때보다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버터 파는 여자의 바구니 가장자리에 파슬리 한 조각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그 아름다움의 이미지들을 간직하고 나왓습니다. 그는 일상적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오랫도안 그 이미지들을 자신의 일에 반영시킬 것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그와 같은 것을 보기 바랍니다.'
러스킨은 사람들이 세부사항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했다. 그는 근대의 여행자들, 특히 기차를 타고 일주일에 유럽을 다 둘러본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의 맹복과 성급을 개탄했다. '한군데 가만히 앉아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린다고 해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튼튼해지거나, 행복해지거나,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걸어 다니면서 본다 해도, 세상에는 늘 사람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 빨리 간다고 해서 더 잘 보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총알에게는 빨리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 그가 진정한 사람이라면- 느리게 움직이는 것이 해가 되지 않는다. 사람의 기쁨은 결코 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 302
사람들은 적극적이며 의식적으로 보기 위한 보조장치로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을 대체하는 물건으로 사용하였으며, 그 결과 전보다 세상에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었다. 사진이 자동적으로 세상의 소유를 보장해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러스킨은 데생에 대한 애착을 설명하면서 그러한 애착이 '명성이나 다른 사람들 또는 나 자신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욕망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나 마시는 것과 비슷한 어떤 본능'에서 생긴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풀밭에 누워 자라는 풀잎을 그리곤 했다. 초원의 구석구석, 또는 이끼 낀 강둑이 나의 소유가 될때까지.'
카메라는 사진을 찍음으로써 우리 할 일을 다 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장소 - 예를 들어 숲-를 제대로 먹으려면, '줄기가 뿌리와 어떻게 연결될까?' '안개는 어디서 올까?' '이 나무는 왜 저 나무 보다 색이 짙을까?' 등의 문제를 계속 제기하게 된다. 스케치를 하는 과정에서는 은연중에 이런 질문을 하고 답을 찾게 된다. 306
자신의 동기는 '사람들이 물질적 우주에서 신의 작품의 아름다움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하고 싶은' 욕망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스킨의 '말 그림'은 어떤 장소의 생김새를 묘사하는 방법 [ 잔디는 녹색이고, 땅은 회색을 띤 갈색이었다 ] 일 뿐 아니라, 심리적 언어로 그 장소가 우리에게 주는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 [ 풀은 대범해 보이고, 땅은 소심해 보였다] 이기 때문에 특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그는 많은 장소들이 미학적 기준이 아니라 심리적 기준에서 우리에게 아름답게 비친다는 점을 인식했다. 즉 색깔의 조화나 대칭, 비례 때문이 아니라,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나 분위기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아름답다는 것이다.317
'나는 보는 것이 그림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나는 학생들이 그림을 배우기 위하여 자연을 보라고 가르치기보다는, 자연을 사랑하기 위하여 그림을 그리라고 가르치겟습니다'323
장소 : 런던, 해머스미스
안내자 :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팡세> 단장136.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이 지역으로 처음 이사 왓을 때는 나의 관심이 이렇게까지 배타적이기 않았다. 당시에는 나도 지하철까지 빨리 가겟다는 목표에 그렇게 단단히 얽매여 잇지는 않았다.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면 우리의 감수성은 수많은 요소를 향하게 되지만, 그런 요소들의 숫자는 그 공간에서 우리가 찾는 기능에 맞추어 점차 줄어든다. 거리에서 우리가 보고 생각할 수 있는 4000가지 가운데 우리는 결국 몇 가지만 적극적으로 의식하게 된다. 338
혼자 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깨 가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 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도록 우리의 호기심을 다듬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하여 특정한 관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잇으며, 따라서 우리의 어떤 측면이 나타나는 것을 교묘하게 막을 수도 있다. 341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하찮고 일상적인 경험-을 잘 관리함으로써 그것을 경장 가능한 땅으로 만들어 1년에 세 번 열매를 맺게 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 - 그 숫자는 얼마나 많은지!- 은 운명의 솟구치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시대와 나라가 만들어내는 혼란스러운 물줄기 속으로 밀려들어가면서도 늘 그 위에 코르크처럼 까닥거리며 떠 있다. 이런 것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는 결국 인류를 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 즉 적은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아는 소수[극소수]와 많은 것을 가지고 적은 것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아는 다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 니체 343
사막을 건너고, 빙산 위를 떠다니고, 밀림을 가로질렀으면서도, 그들의 영혼 속에서 그들이 본 것의 증거를 찾으려 할 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는 먼 땅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이미 본 것에 다시 주목해 보라고 슬며시 우리 옆구리를 찌르고 있다. 344
행복을 얻고 싶다면 길을 아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여행을 떠나야 한다.
어디로라도!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한다면.....
여행의 기술을 읽으며 보다 더 자세히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어쩌면 필사에 가까울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금 지금과 같은 감흥을 느끼고 싶을 때 보다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북리뷰는 보다 더 자세히 적어 본다. 총 네편으로 나누었다. 이번 편이 마지막 예술과 귀환에 대한 내용이었고 그 이 전 편에 대한 링크를 적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