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50만 원 직장인이 재테크를 시작하고 달라진 것

IT 회사 다니면서 틈틈이 공부한 1년의 기록

by 경제한입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작년까지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게 무서운 사람이었다.


월급은 매달 들어오는데, 월말이 되면 늘 같은 질문을 했다. "이번 달에도 돈이 어디로 간 거지?" 배달 앱 결제 내역을 스크롤하다 보면 한숨이 나왔다. 한 달에 배달비만 30만 원이 넘는 달도 있었다.


30대 초반, IT 회사 직장인. 월급 250만 원. 특별히 사치를 부리는 것도 아닌데, 모이는 돈은 없었다.


그래서 작년 초에 결심했다. "일단 뭐라도 해보자."



가장 먼저 한 건, 내 돈의 흐름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토스 앱에서 지난 3개월 소비 내역을 뽑아봤다. 숫자로 보니까 느낌이 확 달랐다. 식비 68만 원, 교통비 12만 원, 구독 서비스 4만 원, 보험료 15만 원.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기타' 지출이 매달 20만 원쯤.


충격이었던 건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멜론, 쿠팡 로켓와우를 전부 따로 쓰고 있었다는 거다. 월 4만 원. 연으로 치면 48만 원. 솔직히 멜론은 3개월째 안 듣고 있었다.


안 쓰는 구독 서비스를 정리하고, 알뜰폰으로 바꾸고, 점심을 주 3회 도시락으로 바꿨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었는데, 첫 달에 35만 원이 남았다.


35만 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번 달은 뭔가 남겼다"는 사실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그 35만 원을 어디에 넣을까 고민하다가, '파킹통장'이라는 걸 처음 알게 됐다.


적금처럼 묶이지 않으면서 이자가 붙는 통장이 있다고?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토스뱅크 통장에 넣어보니 진짜 매일 이자가 찍히더라. 몇십 원이지만, 뭔가 돈이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신기했다.


그 뒤로 파킹통장이랑 CMA 금리를 비교하게 됐고, 세후 이자라는 개념도 알게 됐다. "연 3%라고 써있어도 세금 15.4%를 떼면 실제로는 2.5%밖에 안 된다"는 걸 알았을 때는 좀 허탈했다.



재테크를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복리'의 힘이었다.


복리라는 단어는 누구나 안다. 근데 "그래서 실제로 얼마나 차이 나는데?"라고 물으면 대답이 막힌다. 나도 그랬다.


직접 계산기를 돌려보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1천만 원을 연 3%로 넣었을 때, 단리와 복리의 차이가 20년 뒤에 206만 원이었다. 연 3%밖에 안 되는데도.


72법칙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72를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두 배 되는 시간이 나온다. 연 3%면 24년. 지금 서른인 내가 시작하면 쉰넷에 두 배. 안 하면 영원히 제자리.


"시간은 복리의 연료다"라는 말이 있던데, 이건 직접 숫자를 넣어본 사람만 체감할 수 있는 것 같다.



ISA 계좌도 만들었다.


솔직히 ISA가 뭔지도 몰랐다. 유튜브에서 "직장인이면 무조건 만들어야 하는 계좌"라길래 검색해봤더니, 이자나 배당에 붙는 세금을 줄여주는 계좌였다. 200만 원까지 비과세.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


연금저축도 시작했다. 매달 자동이체로 25만 원씩. 세액공제를 받으면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금액이 꽤 되더라.


작년 연말정산에서 처음으로 환급금이 40만 원 가까이 나왔다. 재작년에는 3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ETF도 조금씩 사고 있다.


처음엔 주식 용어 자체가 외계어였다. PER, PBR, 시가총액…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정리했는데, 용어만 알아도 뉴스가 읽히기 시작하더라.


요즘은 S&P 500 ETF를 매달 적립식으로 사고 있다. 코어-새틀라이트 전략이라고, 70%는 안정적인 지수형 ETF에, 30%는 관심 있는 테마 ETF에 넣는 방식인데, 이것도 공부하면서 알게 된 거다.


아직 수익이 크진 않다. 근데 "내 돈이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다"는 감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1년 동안 달라진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게 더 이상 무섭지 않다.

둘째, 매달 50만 원 정도는 저축할 수 있게 됐다.

셋째, "이 돈을 어디에 넣으면 가장 효율적일까?"를 고민하게 됐다.

넷째, 뉴스에서 '기준금리 동결'이라는 말이 나오면 내 파킹통장 금리가 어떻게 될지 먼저 생각한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월급이 올라간 것도 아니고, 대박 투자를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새는 돈을 막고, 남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나은 곳에 넣기 시작했을 뿐이다.


근데 이 '조금'이 1년 동안 쌓이니까, 확실히 달라졌다.



재테크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래서 내가 공부한 것들을 하나씩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파킹통장 금리 비교, 복리 계산기, ETF 입문 가이드, 비상금 모으는 법 같은 것들.


혹시 나처럼 "뭐부터 해야 되지?"인 분이 있다면, 내가 정리해둔 글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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