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수요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일정한 가격에 사려고 하는 욕구’ 이 정도만 해석해도 충분합니다. 그밖에 수요함수라든지 수요곡 선, 개별수요곡선과 시장수요곡선 등은 문제풀이를 통해 하나씩 익숙해지면 됩니다.
한편 이번에 다룰 내용은 수요량과 수요의 구분입니다. 얼핏 보면 같은 말처럼 보이기에 “수요의 수량을 나타내는 것이 수요량 아닌가요?”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맞는 해석입니다. 다만 학습하는 입장에서는 어떠한 요인들이 수요량을 변화시키는지, 또 수요를 변화시키는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요곡선을 기준으로, 즉 수요곡선이 어떻게 움직이냐에 따라 수요 량과 수요의 변화를 구분합니다.
• 수요량의 변화 : 가격의 변화로 인한 한 수요곡선상의 점 간의 이동
• 수요의 변화 : 가격을 제외한 요인들의 변화로 인한 수요곡선 자체의 이동
위 설명만으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던 수요함수를 보면서 다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요함수가 오직 가격에만 영향을 받는 함수, 이는 ‘수요량’의 변화를 말한다.
수요함수가 가격 이외의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 함수, 이는 ‘수요(수요곡선)’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수요자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편의상 단위인 P는 ‘원’을, Q는 ‘개(수량)’으로 표시하였습니다. 앞으로 그래프를 접할 일이 점차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편의상 단위를 생략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설령 단위를 생략하더라도, 결과값 도출 시에는 항상 단위를 붙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에 루트(√) 를 붙이면 1,000원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뒤에 만 원을 놓쳐 10으로 표시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주의해야 합니다. 이 수요자는 가격이 6원일 때 2개, 4원일 때 3개를 수요하고자 합니다. 즉 가격이 1원 변함에 따라 자신의 수요를 0.5개씩 일정하게 변화시킨다고 볼 수 있죠. 또한 가격과 수요의 변화 정도를 통해 아래와 같이 그래프(수요곡선)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격이 변함에 따라 자신의 수요를 변화시키지만 기존의 수요곡선 위에서 (하나의 수요 곡선, 곡선상(위)에서) 단지 그 수량만을 변화시키기에 이를 수요량의 변화라고 합니다. 이러한 수요량의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입니다.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들로 인한 변화는 수요량의 변화가 아닌, 수요의 변화입니다. 둘을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수요량의 변화
동일한 수요곡선 상에서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실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변화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우리는 가격 그 자체의 영향을 받아 수요, 즉 구매량을 변화시키기 때문이죠. 하지만 꼭 가격의 영향만으로 수요가 결정된다고 볼 수만도 없는 게, 가격 이외 다른 요소의 변화가 수요에 영향을 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여러분이 수험생활을 하면서 매일 1,000원 짜리 빵을 먹는다고 해보죠. 하지만 직장에 들어간 이후에는 빵 대신 밥을 먹기로 하고, 빵 소비량을 줄입니다. 빵의 가격은 그대 로이지만 수요가 감소한 셈입니다. 이 경우 빵의 수요곡선은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일단 빵가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빵 수요자의 빵에 대한 선호가 변함에 따라 그 수요가 변화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수요곡선은 아래 그래프와 같이 (이 경우 수요가 감소 하였으므로 좌측) 이동합니다.
수요의 변화
가격 이외의 요인(소비자의 선호 등)으로 수요곡선 자체가 이동하였다.
수요곡선 그래프의 두 축(가격과 수량, P와 Q)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분명히 가격입니다. 그래서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요인들은 모두 제거하고 가격과 수요만의 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죠. 이때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면 ‘수요량의 변화’에 해당합니다. 반면 여기서는 가격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인해 수요곡선이 변화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변화라기보다 이동이죠. 수요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요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
• 소득 수준: 일반적으로 수요는 해당 수요자의 소득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를 ‘정상재’, 반대로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를 ‘열등재’라 한다.
•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 대체재 혹은 보완재의 여부에 따라 그 수요가 달라진다. 만약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독립재’로 표현한다.
• 광고: 대개의 경우 광고는 해당 재화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어느 식품에서 발암 물질이 나왔다는 보도는 분명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이지만 이는 광고라기보다 뉴스에 가깝다.)
• 선호: 위 사례에서 보듯 빵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 선호로, 이는 여러 요인을 받아 결정된다. 재화를더 선호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소득 수준,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 광고, 선호 등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는데요. 무엇보다 재화의 성질에 따라 그 수요가 변화하는 경우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예컨대 광고의 경우에는 재화의 성질에 관계없이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빵의 사례에서 보듯, 소득이 늘었을 때 수요가 증가하는 재화도 있고 감소하는 재화도 있습니다. 경제학 에서도 이를 구분합니다. 바로 정상재와 열등재, 대체재와 보완재입니다.
재화의 성질에 따른 분류
대체재와 보완재를 제외한다면, 나머지는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표가 등장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표’라고 하면 기존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나타낸 자료라 할수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표가 나오면 무조건 “외워야겠다.”라는 생각부터 갖게 됩니다. 사실 내용을 이해했다는 전제 하에서는 표만큼 간단명료한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표를 외우면 정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증가’ 아니면 ‘감소’이다보니, 외우는 식으로는 한계가 있죠. 그렇기에 처음 학습할 때 그 내용을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하나만 예로 들면, 위 경우 소득이 증가했을 때 → 해당 재화가 정상재인지, 열등재인지에 따라 → 수요가 증가하거나 감소하고 → 해당 수요곡선의 변화방향이 어떠한지의 순서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정상재와 열등재
먼저 살펴볼 재화는 정상재와 열등재입니다. 위의 표에서 알아보았듯이 정상재와 열등재를 구분 하는 기준은 바로 소득입니다. 즉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재화의 수요가 증가하면 정상재, 그반대이면 열등재인 셈이죠.
• 정상재(normal good): 소득이 증가(감소)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감소)하는 재화
• 열등재(inferior good): 소득이 증가할수록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
정상재(左) / 열등재(右)
그럼 한번 그래프를 통해 알아보도록 할까요? 가장 먼저 살펴볼 지점은 그래프의 두 축입니다. 앞서 우리는 P, Q를 두 축으로 하는 수요곡선을 다뤘는데요, 여기서는 P, Q가 아닌 X, Y가 있습 니다. 이는 X재와 Y재, 즉 두 재화가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소득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두재화의 가격에 변화가 없다면 어떨까요? 일단 전체적으로 수요할 수 있는 양은 분명 많아질 것입 니다. 그런데 “나는 X재를 더 좋아하니까 X재만 더 소비할거야”라든지 “X재와 Y재 모두 사이좋게 소비량을 늘려야지”와 같이 수요량은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즉 소득이 증가하였을 때 그수요 변화는 재화의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왼쪽 그래프부터 보겠습니다. 일단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X재와 Y재 모두 그 수요가 증가하였 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대 수요할 수 있는 양(절편)도 기존보다 커졌고요. 구체적으로 이동점을 보면, X재의 경우 기존 X 1 만큼 수요하던 것이 X 2 만큼 증가하였습니다. Y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Y 1만큼 수요하다가 Y 2 만큼 증가했습니다. 앞서 우리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면 ‘정상재’, 감소하면 ‘열등재’로 구분하였습니다. 즉 두 재화 모두 정상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오른쪽 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변화 방향이 조금 다름을 알 수 있는데요. A에서 A 3 로 이동한 경우 X재는 정상재, Y재는 열등재입니다. 왜냐하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X재의 수요는 증가하였지만 Y재는 감소하였기 때문이죠. 같은 원리로 A에서 A 1 으로 이동할 경우 X재는 열등재, Y재는 정상재에 해당합니다. X재 수요는 감소하였지만 Y재 수요는 증가했으니까요. 이를 표로 나타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상재와 열등재에 따른 이동 구분
새로운 곡선에서 X재와 Y재의 수량이 각각 증가하였는지 감소하였는지 따져보도록 하자.
[TIP]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일 수도 있지 않나요?
물론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두 재화 모두 소비가 감소합니다. 재화 가격이 고정된 상황에서 소비가 감소한다는 말은 지출 총액이 소득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고, 쉽게 말해 주어진 소득을 모두 소비하지 않는 상황이 됩니다. 그런데 경제학에서는 암묵 적으로 주어진 소득을 모두 소비하여 효용(만족감)을 극대화한다고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소비자이론(3장)에서 다루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인 경우는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음의 경우만 남습니다.
• 두 재화 모두 열등재일 수는 없다.
• 두 재화 모두 사치재일 수는 없다. (※ 사치재: 소득 증가 시 그보다 크게 소비가 증가)
• 두 재화 모두 필수재일 수는 없다. (※ 필수재: 수요의 소득탄력성이 0~1 사이)
• 두 재화 모두 기펜재일 수는 없다. (※ 기펜재: 가격 하락 시 오히려 수요가 감소) 아직 사치재, 필수재, 기펜재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입니다만, 소득과 소비의 관계에 비춰보면 위와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대체재와 보완재
이어서 살펴볼 내용은 대체재와 보완재인데요. 여기서도 가장 먼저 알아볼 것은 바로 기준입니 다. 정상재와 열등재와 달리 여기서의 기준은 다른 재화의 가격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암묵적으로한 재화(하나의 재화), 즉 X재면 X재의 가격과 수량의 관계를 살펴보았는데요. 여기서는 다른 재화, 즉 Y재의 가격이 X재의 수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따져본다는 뜻입니다. 이게 말로는 간단하지만 막상 그래프가 나왔을 때는 우상향, 우하향이 헷갈릴 수 있으므로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녹차와 홍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녹차의 가격과 수요가 일정한 상황에서 (대체 관계에 있는) 홍차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사람들은 녹차 대신 홍차를 마시려고 할 것입니다. 특히 ‘어차피 녹차나 홍차나 그게 그거지’ ‘홍차가 좋긴 한데 비싸서 녹차를 마실 수 밖에 없어’하는 수요자일수록 즉각 홍차로 옮겨가겠죠. 결과적으로 녹차의 수요는 감소하 고, 녹차의 수요곡선은 좌측으로 이동합니다.
• 대체재(substitute good) : 한 재화의 수요가 늘면 다른 재화의 수요가 줄어드는 재화
[예] 녹차와 홍차, 버터와 마가린, 콜라와 사이다 등
• 보완재(complementary good): 한 재화의 수요가 늘어날 때 함께 수요가 늘어나는 재화
[예] 커피와 설탕, 팥빙수와 젤리, 바늘과 실 등
보완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커피와 설탕을 예로 들면, 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경우 (설탕의 가격과 수요에는 아무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설탕 수요도 증가합니다. 반대로 커피 수요가 감소하면? 설탕 수요도 감소할 것입니다.
이제 그럼 X, Y 두 재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X재의 가격이 상승하자 Y재의 수요가 증가했 습니다. 이때 두 재화는 대체재/보완재 중 어디에 해당할까요? 그렇죠, 대체재입니다. X재의 가격이 상승하니까 사람들이 X재 대신 Y재를 소비했다는 뜻이죠. 그래서 두 재화는 대체 관계에 있습 니다. 반대로 X재의 가격이 상승하자 Y재의 수요가 감소했다면 어떨까요? X재 가격 상승으로 X 재의 수요가 감소하고, 동시에 Y재 수요도 감소했으니 보완재에 해당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래 그래프를 통해 대체재와 보완재를 그래프로 정리해봅시다.
대체재와 보완재
X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X재 수요는 감소하였다. 이때 Y재는 수요가 증가하였으므로 대체재이다. 반면 Z재는 수요가 감소 하였으므로 보완재이다. 주의할 것은, 이때 Y재와 Z재의 관계까지는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자료: 한국경제신문).
편승효과와 속물효과
정상재와 열등재, 그리고 대체재와 보완재 그래프를 이해하셨다면 편승효과와 속물효과 역시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편승효과와 속물효과는 경제용어라기보다 경제적 현상에 가까운 만큼 우리 일상에도 적용시켜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 편승효과(Bandwagon Effect) : 다른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개인의 수요도 늘어남
• 속물효과(Snob Effect) : 다른 사람들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개인의 수요는 오히려 감소함
편승효과와 속물효과에 따른 수요의 이동
먼저 편승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다른 사람들이 쓰니까 나도 쓰는’ 즉 하나의 유행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때 해당 재화의 수요곡선은 기존보다 완만한 (보다 탄력 적인) 형태로 나타납니다. 만약 가격이 낮아지면 a점에서 b점이 아닌, c점으로 이동하게 되는 셈이죠. 반면 속물효과는 편승효과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납니다.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오히려 수요가 줄어드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경우 수요곡선은 보다 급격한 (보다 비탄력적인) 형태로 나타납 니다. 그렇기에 a점에서 c점이 아닌 b점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죠.
다음의 경우는 어떨까요? ① 온라인 게임 ② 전기 자동차 ③ 명품 핸드백 ④ 문서처리 소프트웨어 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5가지가 주어져 있는데요. 이중 성격이 다른 하나를 꼽는다면 무엇일 까요? 바로 명품 핸드백입니다. 다른 시장들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다시 수요가 증가하는, 이른바 양(+)의 네트워크효과를 가져오는 사례입니다. 하지만 명품 핸드백은 그렇지 않죠. 수요가 증가하면 오히려 명품의 지위를 잃게 됩니다. 실제 경제학 문제도 이러한 측면에서 묻는 정도이므로 해석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