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월요일
혼자 떠나는 첫 여행, 교토로 가는 기차 안에서.
설렘과 긴장, 불안이 뒤섞여 허둥대는 오전을 보냈다. 낯선 표지판, 낯선 사람들, 낯선 글자들에 혼란함을 느꼈다. 뚝딱거리는 나의 머리와 몸이 그 낯섦을 더욱 낯설게 만들었다. 내가 한국이라는 사회에 참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을 살아가던 공간과 떨어져 있으니 비로소 그 환경이 타자화 되면서 객관성을 띄는 느낌이랄까. 대학생 시절에는 낯섦을 마주하더라도 지금처럼 이렇게 뚝딱거리진 않았던 것 같다. 그 낯섦이 좋았고 그것을 느끼려고 찾아 나서던 나였다. 지금과 비교하면 그때의 나는 좀 더 진취적이고 개방적이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경향이 더 컸다. 그 덕분에 낯선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도 많았고 낯선 공간에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일들도 많았다. 지금도 그러한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그 강도는 확실히 덜 해졌다. 그때는 잃을 것에 대한 걱정 없이 하나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패기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금은 무언가를 할 때 그것을 통해 얻는 것보다 현재 내가 가진 것 중 무엇을 잃을 지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더 크다. 소유가 행복이 아니라 속박이라는 말이 이 부분에 해당되지 않을까.
교토라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길에서 얻은 이 생각. 여행을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풍경들을 감상하는 것이 여행의 목적과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일상과는 다른 비일상 속에 내던져짐으로써 느낄 수 있는 이전에 해보지 못했던 생각. 이 생각이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 생각한다. 교토를 여행하면서 소중한 보물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