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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y 13. 2016

대륙에 붙은 섬나라

태국과 라오스

메콩강에 물이 줄어드는 건기가 되면 강 건너 태국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워진다. 라오스를 방문하는 친구들이 여기 와서 가장 신기해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른 나라를 너무 쉽게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강물은 바지를 걷어 올리고 건널 수 있는 수 있을만큼 줄어든다. 실제로 압록강을 건너 온 많은 탈북자들이 메콩강을 건너 태국으로 갔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메콩강을 마주 보고 있는 태국의 이산 지방은 라오스의 땅이었다. 지금도 라오스 말을 쓰고 라오스 문화 그대로 살아간다. 그들은 여전히 아무런 제지 없이 강을 건너 서로 왕래하며 살아간다. 조금 규모 있는 강변 마을에는 주민들을 위한 간이 출입국 심사대가 있지만 삼엄한 국경 같은 느낌은 없다.

 메콩강 너머 바로 태국이다.


메콩 강변에 앉아 비어라오를 기울이며 건너편 태국을 먼 나라처럼 인식하는 친구들을 보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처럼 한반도를 섬으로 인식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대륙에 면해 있지만, 섬나라 사람처럼 살고 있다. 가장 가까운 일본과 중국을 갈래도 비행기를 타야만 한다. 기차를 타고 또는 물길을 건너면 나라가 바뀌는 경험이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진다.


만주 벌판을 가로지르던 기마 민족의 기개가 아직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목초지를 따라 이동하던 유목민의 자유로움이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그런데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십 년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도 놀랍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나의 라오스 탐험은 이곳 메콩강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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