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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May 31. 2016

미얀마, 움직이는 것과 탈 것

2012년에 찍은 미얀마의 탈 것들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움직이는 것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닌다. 이동 수단의 박물관이다. 대중교통, 있는 듯 없는 듯하다. 그래도 움직여야 한다. 미얀마, 걸어서 다니기엔 너무 크다. 일당은 짜고, 삶은 팍팍하다.


미얀마의 최대 도시 양곤에서 가장 대중적인 것은 트럭이다. 도요타의 소형 트럭의 짐칸을 승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조수는 차 뒤에 매달려서 손님으로부터 차비를 걷고, 운전수에게 출발과 정지를 한다. 사람들은 안이고 밖이고 지붕이고 탈 수 있는 곳에는 다 탄다. 하루 몇 대 있지도 않은 교통수단이니 놓치면 그만이다.



많은 자동차들이 가스통을 몇 개씩 실고 다닌다. 이 자동차들의 연료이다.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위험하다. 안전과는 거리가 몇만 광년은 떨어져 있다. 나는 감히 시도해보지 못했다.



바간에서 사원을 돌아다닐 때는 마차를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이용해야 한다. 자동차도 이용하지만 그리 권할만하지는 않다. 짧은 거리를 자주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사원이 있기 때문이다. 날이 더우니 자전거를 이용하려면 물은 반드시 한통 준비해야 한다. 유럽에서 온 저비용 관광객(budget traveler)들이 주로 자전거를 이용한다.



위 마차가 내가 바간에서 하루 반동안 이용한 마차이다. 하루 2만 원 정도면 빌릴 수 있다. 특별한 요청이 없으면 마부가 알아서 이동한다. 영어를 거의 못하니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호텔에 미리 얘기를 해서 통역을 해놓는 게 좋다.


이 마부들은 대부분 일당제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 나라에서 마차를 한 대 구입하려면 면허비 포함해서 3천 달러 정도가 든다고 한다. 그 정도의 돈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다. 내가 지불하는 비용의 30%가 마부에게 돌아간다. 어느 나라나 높은 지대는 노동자들의 삶을 팍팍하게 한다. 그래도 이 정도면 바간에서는 꽤 좋은 수입에 해당한다.



양곤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여느 도시와는 달리 오토바이를 볼 수 없다. 그곳에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은 경찰이거나 정보기관원들이라고 한다. 무서운 사람들이다. 그런데 양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역시 개인 교통수단 하면 오토바이가 대중적이다.



위 버스는 바간(Bagan)의 쉐지곤 파고다를 방문하는 현지 관광객들을 태우고 왔다. 차문이 왼쪽에 있다. 즉 정거를 하면 길 중간으로 내려야 한다는 말이다. 이 나라는 자동차가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뀌면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위험천만하게 보였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된 나라이니 좌측통행 이었을 텐데 어느 날 갑자기 우측통행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어느 날 갑자기 수도를 양곤에서 네피도로 옮기는 나라기도 하다.


양곤의 베리 밍글라 시장의 자전거 짐꾼


양곤의 베리 밍글라 시장에서 짐을 나르는 자전거 화물차이다. 더운 날씨에 무거운 짐과 승객까지 실어나르는 게 보통일이 아니겠지만, 이들에게 유일한 자산인 몸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이들의 튼튼한 두 다리에 수많은 가족들의 생계가 달려 있다.



이렇게 오토바이를 개조한 버스가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태국이나 여타 동남아 국가를 방문한 관광객이면 익숙할 것이다. 승차감이나 에어컨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얀마의 Bago 시가지


Bago 시내 중심가 바로 옆에는 강이 흐르고 있고, 다리를 건너면 외곽으로 나가는 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볼일을 보고 집에 가기 위해 이곳에서 차를 탄다. 행선지가 어딘지, 이용방법에 대해서는 이방인들이 알기는 쉽지 않다.



양곤시 외곽에서 본 버스이다. 상태가 열악해 보이지만 그나마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교통수단에 들어간다. 버스가 정차하면 정류장마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양곤강 하구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딴린(Thanlyin)의  Kyaikhkauk Pagoda로 가는 관광객(순례객)들을 실어나르는 보트이다. 이 강에 위치한 불교사원은 강 중간에 있는 섬에 있는데, 비가 아무리 많이 내려도 강의 수위가 일정하다고 한다. 그래서 더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이 배는 탈 때부터 신발을 벗어야 한다.



미얀마 북부에 위치한 샨 주의 핀다우로 가는 도중에 마주친 농민들이다. 경운기 엔진에 핸들을 달아서 이동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짐과 사람 다 실어나른다. 낯선 곳에서 마주친 이방인들에게 손을 흔들어 포즈를 취해준다.



인레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인 낭쉐의 운하에 있는 보트들이다. 이 보트들이 인레 호수 지역의 사람과 화물을 담당하고 있는 물류의 중심이다. 하루 빌리는 데는 우리나라 돈 2만 원 정도 한다. 디젤엔진 소리가 무척이나 시끄럽고, 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인레 호수의 쾌속 보트

가난하지만 사람들의 패션이 나름 괜찮았고, 또 표정도 밝다. 아마도 이 지역은 큰 호수를 끼고 있고 기후와 토양도 좋아서 나름 살만한 지역인 것 같았다.



시골로 가면 두 마리의 소가 끄는 달구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숫 소가 등에 혹이 난다고 하는데 소는 여전히 미얀마에서는 중요한 노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무로 만든 커다란 바퀴가 인상적이다.



양곤역에 있는 기차이다. 달린 다기보다는 굴러간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기차는 너무 낡았고, 철길은 상태가 매우 나쁘다. 40 km 이상 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장거리를 이동하려면 또 기차만 한 수단도 없다. 순환선 역 주변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철길 주변은 쓰레기가 넘쳤다. 지금은 어떤가 모르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미얀마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은 나라이다. 그러다 보니 운임이 생각보다 훨씬 비싸다. 이 나라 사람들의 하루 수입을 고려할 때 정말 살인적인 수준이다. 이런 교통수단이 재미있을 것이라거나 낭만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다. 도시에서는 60-70 km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차에 매달려 다닌다는 것을 상상해보자. 이해되는가? 사고가 나면 그냥 죽음이다. 2012년 미얀마의 교통수단은 낭만보다는 개선해야 될 사회적 인프라로 보였다.


하지만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미소는 참 아름답다. 벤츠와 인력거인 싸이카가 공존하는 나라, 2012년의 미얀마이다.


* 이 글은 2012년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내가 타고 다닌 교통수단들을 정리한 것이다. 여기서 비행기는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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