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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Jun 01. 2016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

벌꿀 와인을 마시며 생태계의 조화를 꿈꾼다.

꿀벌이 사라지는 문제는 최근 들어 농업분야의 큰 근심거리였다. 그 이유가 뭘까 여러 가지 가설이 많이 제기되었는데, 최근 하버드대학교(공중보건)에서 의미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매사추세츄 지역에서 발견되는 꽃가루와 벌꿀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담배 속의 니코틴과 유사한 성분, 농약이 70% 이상 검출되었다 [1].

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의 성분 중 하나인 데스니트로-이미다클로프리드 desnitro-imidacloprid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은 요즈음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살충제 중 하나이다. 카바메이트계나 유기인계 농약에 비해 조류와 포유동물에 대한 독성이 작아 특히 선호되었다 [2]. 그런데  2008년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류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농약이 "꿀벌의 군집붕괴(honey-bee olony collapse disorder, CCD)"에 영향을 미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서는 부분적으로 규제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결과로 논란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꿀벌이라는 곤충이 절대로 여러 곤충 중 하나는 아니기 때문이다.



꿀벌의 생존을 위해 인간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인간은 꿀벌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대부분은 꿀벌이 있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꿀벌의 경제적 가치가 6조 원이라고 농진청에서 발표한 게 있지만 [3], 사실 꿀벌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to be, or not to be)이기 때문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일찍이  “지구 상에 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4년 내로 멸종할 것” 이라며 “벌이 없으면 사람도 없다” 고 경고했다. 그리고 유럽연합(EU)에서는 꿀벌이 하는 꽃가루 수분의 경제적 가치를 217조 원으로 추정하였다 [4].

수분 중인 꿀벌들, 위키피디아[5]

요즈음 다시 꿀벌의 군집붕괴가 문제가 되고 있다(2022년에 내용 추가). 얼마전에는 바이러스성 질병이 문제가 되어 토종벌 군집이 거의 붕괴직전까지 몰렸다. 최근에는 다시 70억마리가 넘는 꿀벌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 이유로 기후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요즘 기온이 올라가면서 몇가지 현상이 나타났는데, 예전에는 봄부터 꽃이 피는 순서가 달랐는데 요즘은 꽃이 거의 동시에 피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벌이 꿀을 딸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 영양이 부족해진다고 할 수 있다. 체력이 떨어진 벌들은 진드기와 같은 해충의 공격에 더 취약해진다. 이미 약해지고 개체수가 줄어든 벌이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이른 봄을 맞이한다.


수많은 꽃들이 피었으니 벌집을 나가 꿀을 따러나가는데 아직 이른 봄은 낮은 따뜻하지만 저녁은 차갑다. 약해진 벌들은 집으로 돌아올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아 중간에서 사라진다. 이게 지금까지 여러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최근 꿀벌붕괴에 대한 가설 중 하나이다.


예전에 칠곡에서 하우스 호박 농사를 짓던 농민을 만났을 때였다.  다음과 같이 물었다.


"농사일 중 어떤 일이 가장 어려우세요?"


농민은 호박꽃을 수분시키는 게 가장 어렵다고 대답했다. 조금 놀라웠지만, 상상이 갔다. 더운 하우스 안에서 붓을 들고 꽃을 찾아다니며 하나씩 수분시키는 작업을 상상해 보자. 부지런한 꿀벌의 일을 사람들이 대신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농가는 수분을 위해 벌통을 하우스에 가져다 놓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배 농사를 하는 농가 역시 봄철이 될 때마다 꽃가루 수분 때문에 홍역을 치른다. 붓으로 수분시킬 인력을 구하지 못한 농장에서는 미스트 기를 이용해서 꽃가루를 바람에 날린다.


우리나라도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을 찾느라 한동안 부산한 적이 있었다. 바이러스성 질병 때문이라는 게 결론이었는데, 생태계란 게 서로 인과 작용을 주고받는 것이라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새를 보호하기 위해 네오니코티노이드계의 농약을 사용했지만, 또 꿀벌 군집이 붕괴될 것을 예측하지는 못했다. 꿀벌이 줄어들면서 결국 새들도 먹이가 부족해졌고, 그 영향으로 새의 개체수가 감소했다.


한 때 벌꿀 과자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요즈음 벌꿀 술도 유행하는 모양이다.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가 벌꿀을 먹는 게 결국 하나의 식품을 소비하는 것 이상이기 때문이다. 벌꿀 소비가 늘면 양봉 농가가 늘어나고, 결국 농작물의 수분뿐만 아니라 새들의 생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작은 일이지만 자연생태계의 깨어진 균형을 맞추는 일이 될 것이다.


꿀벌이 많아지면 농민들은 꿀벌의 건강을 생각하며 농약 사용에 더 신중하지 않을까. 이 또한 좋은 일 아닌가. 오늘 저녁엔 벌꿀을 발효시킨 벌꿀와인(mead) 한잔 하면 어떨까? 아니면 맥주 한잔에 허니머스터드 과자도 좋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조화를 위해.


[1] Pesticides found in most pollen collected from foraging bees in Massachusetts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5/07/150723190524.htm 
[2] Neonicotinoid https://en.wikipedia.org/wiki/Neonicotinoid
[3] 세계적 위기 맞아 가치 더 높아져…‘로봇 벌’도 등장 http://www.nongup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8766
[4] 줄어드는 꿀벌, 중국 농장 ‘인간벌’이 수분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405021647471&code=117
[5] Pollination https://en.wikipedia.org/wiki/Polli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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