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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코타운 Jun 15. 2016

포니오(Fonio)

곡물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 수 있을까?

영양가 높은 글루텐 프리(gluten free) 곡물


가장 오래된 아프리카의 전통 곡물 중 하나이다. 배고픈 쌀(Hungry rice)라고 불리기도 하는 포니오(Fonio), Digitaria exilis, 는 식물학적으로 말하면 근경(根莖)을 가진 벼과(graminaceous)의 식물이다. 대부분은 곡물(cereal)로 사용되는 단년생 초본류 식물로 키는 30-80 cm 정도이고 뾰족한 꼬투리에 있는 꽃에 곡물인 포니오가 달린다.


 포니오는 긴 뿌리를 가지고 있어 3미터까지 깊이 뿌리를 내려 수분을 빨아들인다. 이런 특징은 건조한 환경이나 척박한 토양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특성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생산량은 300 kg/ha - 1 ton/ha로 그리 높지 않다. 그렇지만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별다른 투입도 필요치 않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시대에 더욱 각광받고 있는 작물이기도 하다.


포니오(fonio). 출처 : http://www.gratednutmeg.com/


포니오의 역사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포니오는 제례의식에 사용되었다. 사헬(sahel)의 건조한 사바나 지역의 아프리카인들이 특히 이 특별한 곡물을 재배하고 보존해왔다. 이 곡물은 말리, 부르키나파소, 기니, 세네갈, 나이지리아 등 캡 베르데(Cap Verde)로부터 차드 호수(Lake Chad)에 걸친 지역에서 재배된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영양 공급원으로 남아 있다. 일부 포니오 품종은 6-8주면 수확이 가능해서 사헬 지역에서는 다른 곡물이 익기 전에 소비되는 곡물이기도 하다.


도곤(Dogon)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포니오, 출처 : http://www.fonio-bio.com


아프리카에서 춘궁기가 오면 포니오가 그 힘을 발하는 시기이기도 한다. 그래서 생명의 씨앗(seed of life)이라 불리기도 한다. 다른 작물들은 아직 여물지 않았고 이미 저장해둔 곡물은 바닥이 드러났을 때 포니오가 있어 그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


오랜 역사와 춘궁기 작물로서 중요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다른 작물에 비해 포니오는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프리카에서 포니아의 역할을 이해한다면 이런 일이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는데 동의할 것이다. 단지 수십 편의 짧은 논문만이 20여 년 동안 쓰였졌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니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일부 기업과 단체에서 농민 생산그룹과 협력해서 포니오를 알리고, 지역에서 판매를 촉진하고, 그리고 포니오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유기 포니오 생산자 그룹을 지원해서 소비자들을 초청하고 유럽과 무역을 위한 연대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 농부들의 식량안보를 위해 중요한 곡물이기도 하지만 생물종 다양성을 위한 유산으로서도 의미 있는 작물이다. 그렇지만 식민지 시대 이후 포니오 소비는 크게 감소했다. 다른 수입곡물 - 쌀, 밀, 옥수수 - 들과 경쟁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잊혀져 갔다. 그러는 사이 포니오의 재배는 거의 한계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퀴노아(Quinoa), 출처 : http://www.omafra.gov.on.ca


포니오의 미래


서아프리카, 사헬의 건조한 지역에서 인류가 생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포니오와 같이 건조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작물이 있어서 가능했다. 포니오는 지금도 여전히 이 지역 농민들의 생계에 중요한 위치 점하고 있다. 아프리카 문화에서 추수, 탈곡, 그리고 전통적인 절구에 의한 도정 등 포니오와 관련된 모든 활동은 여자들의 몫이었다. 결혼식이나 작명식, 종교적인 의식이나 화해의 의식에서도 이 곡물이 중심을 차지했다. 또한 아프리카 말리의 밤바라, 부르키나파소의 보보와 세노푸 등 수많은 지방의 유래나 탄생신화에서도 포니아가 중심으로 등장한다. 문화인류학자인 그롤(Griaule)은 말리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도곤족의 탄생신화에서 포니오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 내기도 했다.


포니오, http://world-crops.com/fonio/, afrique-orientale-australe.cirad.fr에서 인용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환경에 대해 예측할 수는 없지만 항상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가 왔을 때 잊혀졌던 포니오가 다시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포니오가 남아 있다면 말이다.


출처 : 본 자료는 http://www.fonio-bio.com/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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