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면 “물론이죠”라고 경쾌하게 대답합니다. 그러곤 생각합니다. “나는 과연 안녕한걸까?”
누군가 만약 “행복하신가요?”라고 물으면 아마도 화들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행복이란 게 뭘까?”라며 고민을 하게 될 테니 말이죠. 어떤 상태가 행복한 것일까요? 과거를 돌아볼 수 있을 때, 현재가 만족스러울 때, 미래가 밝아 보일 때,... and/or/nor 어떤 조건일 때 행복 하달 수 있을까요?
스코틀랜드에 에버딘에 사는 알리스타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보단 연배가 한참 위였죠. 아침마다 제가 “how are you?”라고 인사하면 항상 “not bad”라고 대답합니다. 때로는 네바드(ne bad)라고 스코틀랜드식으로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번 물어봤습니다. 제가 또 궁금하면 묻는 스타일이잖아요.
“알리스타, 왜 fine이 아니고 not bad죠?” 알리스타는 대답합니다.
“JJ, not bad는 good이라는 뜻이야!”
사실 그 당시에는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요. 좋은 건 좋은 거지, 나쁘지 않은 게 어떻게 좋은게 된단 말인가, 혼란스럽게 느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 말이 많이 와 닿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것이란 나쁘지 않으면 충분하고, 행복이란 불행하지만 않으면 충분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수확 체감의 법칙에 따라 뭐든 어느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힘이 점점 더 많이 들어갑니다. 행복하려는 노력 그 자체로 이미 불행한 것이 되어버리고 말죠.
다시 저를 돌아봤습니다. 가수 정승환이 우리에게 “너는 이 순간 진짜 행복하니?”라고 물었을 때, 저는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뭐라 말할지 몰랐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죠.
“Not bad!”
살다보니 good 보다는 not bad면 오히려 충분할 것 같습니다. fine을 바라지만 오히려 not bad만 되도 감사하다는 걸요. 제가 뭐든 이해하는데 오래 걸립니다.
"good > not bad >> not good > bad"
모두 좋은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