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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큐버 Mar 11. 2023

2023 WBC 2차전 일본전 총평

대한민국의 야구는 죽었다


질 것을 예상은 했습니다. 대패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과정이 이런 식일 줄은 몰랐습니다.


점수를 못 낸 것이야 '그래, 일본 투수진이 강하니까.'라고 넘길 수 있습니다. 13안타를 허용한 것도 '그래 일본 타선도 강하니까.'라고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9사사구는 단순히 일본이 눈야구를 잘한다는 것으로 넘길 수 없습니다. 우리 투수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제대로 던지지조차 못했습니다. 그렇게 사사구를 남발하며 일본에게 점수를 떠먹여 줬습니다.


한국 투수진의 이번 경기 기록을 살펴볼까요.

김광현 2이닝 3피안타 4실점 4자책 2볼넷 5탈삼진 18.00

원태인 2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실점 1볼넷 1탈삼진 4.50 (호주전 포함 2.70)

곽빈 0.2이닝 2피안타 1실점 1자책 13.50

정철원 0.1이닝 1피안타 1실점 1자책 27.00 (호주전 포함 13.50)

김윤식 0이닝 3실점 3자책 3사사구 99.99

김원중 0.1이닝 2피안타 1실점 1자책 27.00 (호주전 포함 13.50)

정우영 0.2이닝 1피안타 무실점 0.00

구창모 0.1이닝 2피안타 2실점 2자책 54.00

이의리 0.1이닝 무실점 3볼넷 1탈삼진 0.00

박세웅 1.1이닝 무실점 1탈삼진 0.00


평균자책점만 보면 괜찮아 보이는 이의리도 3사사구라는 문제가 많은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2회까지 완벽투를 보여줬던 김광현, 다소 무리한 5회 등판으로 1피홈런을 허용했을 뿐 무사만루에서 등판해 2실점으로 끊고 4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원태인, 콜드패의 위기를 막고 1.1이닝 무실점을 했던 박세웅을 제외하면 사람다운 피칭을 한 선수가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1피안타로 분식회계를 했을 뿐 그 이상 실점은 하지 않고 막아냈던 정우영도 표본은 적지만 뭐 그래도 사람다운 피칭을 하긴 했네요. 사사구를 남발하면서 주자를 쌓는 모습은 전혀 좋을 게 없습니다. 원태인의 피홈런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홈런도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맞는다고


감독의 투수운용도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투수라는 인간들이 피칭을 저따위로 하는데 무슨 감독 잘못이 있냐고 하겠지만 연습경기 포함 정철원과 김원중은 4연투, 원태인은 모든 경기에서 멀티이닝을 던지며 3연투를 하는 와중에 3이닝을 맡기려다 피홈런을 맞았죠. 김광현은 호주전 불펜피칭까지 하고서는 호주전 7회때가 되어서야 선발이 확정되고 선발로 등판한 것이며 박세웅은 체코전 선발로 쓰겠다고 아끼다가 콜드패 위기까지 오니까 부랴부랴 올렸습니다. 이 외에도 세부적으로 보면 아쉬운 점이 매우 많습니다. 특히 김원중의 경우 롯데 팬들이 나서서 등판 시점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투수 운용만 좀 더 잘 했어도 9점 차라는 엄청난 점수차까지는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타선은 생각보다 괜찮은 활약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르빗슈가 생각보다 부진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직전 시즌 풀타임 메이저리거에게 3이닝 동안 강백호의 2루타에 이은 양의지의 투런 홈런을 포함해 3점을 뽑았습니다. 이마나가에게도 박건우가 홈런을 치면서 총 4점을 뽑았습니다. 이정후는 1타점 포함 멀티히트를 쳤죠.


하지만 다른 타자들은 영 부진했습니다. 메이저리그 키스톤 콤비는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좋다고 보기 어려웠고 국대만 가면 잘한다는 김현수도 전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 최정도 안타를 치는 와중에 말이죠. 사실 꽤나 많은 외야로 가는 타구가 만들어지긴 했습니다만 점수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김하성의 텍사스성 타구는 눗바의 호수비에 사라졌습니다. 투수들이 자멸하는 와중에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운조차 없었던 겁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수확은 한국 야구는 절대 강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국 야구의 위기라는 말은 벌써 몇 년이나 했지만 이번만큼은 뭔가 대책을 제대로 찾아봐야 할 겁니다. 그렇다고 안우진을 뽑았어야 한다거나 뭐 그런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요.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일단 경기는 남았습니다. 8강 진출의 희망은 솔직히 버리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제 목표는 다음 WBC 본선 직행 티켓입니다. 중국과 체코는 이겨야 합니다.


+ 야구 외적으로 하나 신기했던 건 4회 초에서 4회 말로 이어지는 공수교대 시점에 들렸던 Kep1er의 WA DA DA (Japanese. ver)입니다. 케플러의 일본 인기에 대해 말만 들었는데 이제 실감을 하게 되네요. 동생이 케플리안이라(본인은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는 것 같은데 남들이 볼 때는 뭐...) 저도 관심이 상당히 있는 편인데 귀에 확 꽂히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지금보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만 그럴 일은 없겠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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