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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퍼큐버 May 10. 2022

가성비 큐브에 대한 역사와 미래

싸다고 비지떡이 아닙니다

가성비란 가격 대비 성능비의 줄임말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절대적인 성능만으로 비교하면 고가의 제품에 비해 성능의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성능 자체가 중요한 경우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고성능 제품을 구입하려 하지 가성비 제품을 구입하려 하는 경우는 적습니다.


큐브를 취미로 하는 입장에서 가성비는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한국 큐브계에서 가성비를 논할 때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성능입니다. 한국 큐브계에서 성능이 약간이라도 부족한 큐브는 그냥 안 좋은 큐브일 뿐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사람들이 추천하지 않죠. 즉 가성비 큐브라는 명목으로 추천받는 큐브라 하더라도 다른 고가의 고성능 큐브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성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습니. 는 회전감이나 디자인 같은 요소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큐브를 구입하기 때문에 가성비 큐브들을 선호하는데요.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으로 유명한 간큐브같은 회사의 큐브는 아직 구입한 적도 구입할 생각도 없습니다.

이미 75800원인데 그나마도 maglev uv로 가면 더 비싸집니다. 출처:큐브난나


2015년 전까지만 해도 가성비 큐브의 한계는 명확했습니다. 확실하게 고가의 고성능 큐브들과 성능에서 차이가 났됴. 2015년에 위신에서 치린, 치이에서 레이팅이라는 큐브를 출시한 뒤로 3x3x3 에서나 가성비 큐브가 고가의 큐브들과 성능이 비견될 수준에 올라갔지만 이마저도 기존의 고성능 큐브와 비교했을 때 드라마틱한 가격차이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자석이라는 것을 큐브에 붙인다는 생각이 나오기 전이었던 당시 치린과 레이팅의 국내 가격은 각각 8800원과 8000원, 타 고성능 큐브의 가격은 대부분 만원 중반대, 간큐브의 간356은 25000원 즈음으로 현재 큐브들의 가격분포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매우 적은 편입니. 그나마 위신 치린으로 당시 3x3x3 큐브 싱글 세계기록이었던 5.55초를 5.25초로 경신하는 등의 성과가 있긴 했네요.

5.55의 공인 세계기록이 5.25로 깨지는 순간 사용된 큐브는 10달러가 채 안 하는 위신 치린이었습니다. 출처 Collin Burns 유튜브


이는 2017년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큐브들의 성능 발전이 더뎌지기 시작한 때에 나온 위신 리틀매직은 국내에서 5000원이라는 압도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최고 성능으로 평가받던 큐브들과 성능을 나란히 할 수 있는 엄청난 성능으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제 메인큐브이기도 했고요. 이후 빅큐브에서는 YJ MGC라인업이 타사 고성능 큐브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특히 6x6x6 큐브에서는 단순 성능 비교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는 뭐위 큐브교실 RS3M 2020이 가성비 큐브의 대명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Rs3m 2020. 출처:큐브난나


물론 현재의 가성비 큐브가 가지는 한계라는 것이 없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자면 마감처리나 구성품 차이를 들 수 있는데요. 가격이 저렴한 만큼 마감 질까지 신경 쓰지는 못하고 많은 구성품을 넣어줄 수도 없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가성비 큐브가 저평가를 받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가성비 타이틀을 지우고 성능만으로도 최고의 평가를 받는 큐브가 국내에서는 돈이 충분하면 걸러도 될 큐브로 평가받는 경우도 왕왕 존재합니다.


앞으로 가성비 큐브는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요. 현재 큐브의 가격은 2015년 당시와 비교하면 양 극단으로 갈라졌습니다. 가성비를 노린 큐브들의 가격은 예전보다 더 저렴해졌고 프리미엄으로 승부하는 큐브들은 온갖 기술과 구성품을 집어넣으면서 그 당시와는 비교도 안 되게 비싸졌죠. 최신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3x3x3 큐브를 구입하려면 국내에서는 최소 3~4만 원가량은 써야 하는데 그러면서도 성능에서 드라마틱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어있습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가성비 큐브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더 최신의 기술을 적용한 비싼 큐브가 시장에 나올 테지만 그 큐브의 성능은 기존의 큐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2019년에 나온 뭐위 웨이룽WRM이 현재까지도 최고급 큐브 중 하나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기존 기술을 적용하는 가격은 더 저렴해지겠죠.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저렴한 큐브가 출시되거나 현재 가성비 큐브 수준의 가격을 가진 고성능 큐브들이 계속 출시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으로 큐브를 평가하는 게 아니라면 성능에서만큼은 가성비 큐브들의 인식이 지금보다 좋아지지 않을까요? 물론 그런 날이 올 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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