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l 하드는 초고점도 윤활유입니다. 윤활유를 발라보면 이게 고체인가 싶은 수준의 점도를 보여줘요. 그렇기 때문에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제가 처음에 쓸 때는 그렇게 좋은 윤활유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나름의 장점이 보입니다. 실제로 제가 꽤나 쓰는 윤활유가 됐죠.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윤활법은 그냥 디프나 cnl1처럼 발라주세요. 대신 양을 좀 줄여야 합니다. 같은 양을 바르면 윤활을 풀기가 매우 힘들어질 거에요. 디프는 직선을 긋는다면 하드는 점선을 긋는다거나 점을 찍는다는 느낌으로 발라주세요. 그래도 충분합니다. 발라준 뒤 풀어주세요. 많이 풀어주시면 돼요. 몇십번 섞고 맞추기 반복하세요.
장점부터 보겠습니다.
1. 실질적 가성비가 뛰어납니다.
단순히 용량만 보면 훨씬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 많습니다. 디프 대용량이나 cnl1 대용량이 훨씬 가격 대비 용량이 크죠. 하지만 하드는 단순 용량으로 볼 윤활유가 아닙니다. 한 번에 도포에서 사용하는 양이 훨씬 적습니다. 같은 양으로 더 많은 횟수의 윤활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다른 고점도 윤활유 5ml 보다는 확실히 가성비가 좋고 다른 용량으로 비교해도 괜찮을 수준의 실질적 가성비가 나옵니다.
2. 윤활이 깔끔하다.
회전감의 이야기는 아니고요. 초고점도 윤활유인 만큼 원래 바르지 않으려 한 곳에까지 윤활유가 새어나오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손에 묻지도 않고요. 꽤나 큰 장점입니다. 이거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3. 성능이 나쁘지 않다.
장점이 있어도 효과가 떨어지면 무용지물. 하지만 다른 고점도윤활유들과 비슷한 성능향상효과를 가집니다.
그러나 단점도 없을 수는 없죠.
1. 양조절이 어렵다.
조금만 발라도 효과가 나오는 윤활유인 만큼 많이 발랐을 때 문제도 큽니다. 그렇다고 너무 적게 바르면 효과가 안 나오죠. 디프보다 적게 바른다고 생각하면 웬만큼 되긴 하는데 이건 윤활을 좀 발라본 사람들 이야기이지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빅큐브에 사용하기 어렵다.
위의 단점에서 파생된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빅큐브는 고점도윤활유 사용이 작은 큐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윤활을 푸는 게 어렵기 때문이죠. 조금이라도 많이 바르면 윤활이 풀리지 않는 뻑뻑한 큐브가 됩니다. 오버루빙되면 다시 분해하고 조립하고... 쉽지 않죠.
그래서 저는 이 윤활유를 빅큐브 윤활용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조각이 많아봤자 44나 메밍 정도까지 추천드립니다. 이 정도에서는 윤활의 양 조절도 쉽고 오버루빙 시 대처하기도 쉬우니까요.
그리고 하나 결정적인 것으로 다얀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매우 추천드린다는 겁니다. 다얀 메밍 프로에만 발라보고 이야기하는 것이긴 한데 이 큐브가 진짜 윤활을 푸는 시간이라는 게 없습니다. 윤활을 바르자마자 다 먹어치워요. 점도? 그런 건 모르겠고 그냥 다 받습니다. 그래서 양조절 문제가 상쇄되고 장점이 크게 부각됩니다. 구홍 프로나 텅윈 시리즈에는 안 발라봐서 모르지만 같은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면 비슷할 것으로 예상이 되네요. 확실한 건 다얀 메밍 프로 쓰는 분들이라면 문제없이 쓸 수 있을 겁니다.
CNL Hard는 CNL1에 비해서는 범용성이 떨어지는 윤활유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윤활유이죠. 윤활 초보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윤활유는 아니지만 윤활을 좀 해봤다 싶은 분들이라면 하나 쯤 사 봐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격도 안 비싸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