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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엔터와 MADIEN의 불편한 동행은 어디까지?

미성년자 성추행이든 허위미투든

by 라이벌 큐버

2024년 11월 22일, JTBC에서 연예기획사 대표가 신인 걸그룹 멤버를 성추행했다는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정확한 그룹명과 멤버명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데뷔시점과 블러처리한 영상, 그리고 여러 가지 그룹에 대한 정보들이 공개되면서 K-POP 팬들은 이 그룹이 MADIEN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죠.


보도 이전부터 이상한 기류가 흘렀습니다. 동년 11월 11일 멤버 가은이 소속사와 소속사 대표의 인스타 계정을 언팔한 게 발견되고 가은이 당분간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 중단을 한다는 공지가 어떤 징조 없이 갑자기 발표되면서 소속사와 어떤 불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었죠.


보도 당시에는 그리 많은 정보가 밝혀지지 않아 추측이 꽤 많이 돌았지만 사건반장에서 공개한 녹취록을 근거로 실제 소속사 대표가 특정 멤버를 성추행하고 이를 덮고자 한 것은 사실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죠. 당시 보도에 따르면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MADIEN의 공연 이후 멤버가 숙소에 남자친구를 개인적으로 불러들였고 이를 소속사 대표에게 걸렸다고 합니다. 3시간 동안 팀을 내보낸다는 등의 협박을 받던 멤버가 데뷔 앨범 활동까지는 마칠 수 있게 해 달라며 소원이라고 빌었고, 그러자 소속사 대표가 해당 멤버에게 "네 소원을 들어줄 테니 내 소원도 들어달라"며 일일 여자친구가 되어달라고 요구하면서 성추행을 했고 이를 피해자가 모면하려고 일일 여자친구를 영화 보는 그런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하자, 영화관에 데려갔고 가서도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합니다.


멤버들 부모님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 이후 대표와의 면담을 진행했고, 대표는 단순히 해당 멤버에 대한 성추행 건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에게도 평소에 과하게 사심을 담은 불편한 행동을 하는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되었기에 이에 대해서도 항의하였다고 합니다. 해당 자리에서 대표는 본인의 잘못이라 사과하면서 멤버들과 더 이상 접촉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당시 대표가 피해 멤버를 비롯한 멤버 전원을 불러 활동을 계속 진행할지 말지에 대해 투표로 OX를 통해 의사를 밝히게 했는데, 당시 겁에 질린 멤버들은 제대로 된 의사 표시도 못한 채 △로 의사를 간신히 표현하는 등 대표 측의 압박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 멤버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되었습니다.


대표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성추행은 없었으며 대부분의 내용을 멤버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여기까지가 첫 보도 당시 밝혀진 내용들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그냥 대표가 다 잘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 가지 찜찜한 구석이 있고 그걸 이유로 그 멤버에 대한 비난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바로 멤버가 숙소에 남자친구를 개인적으로 불러들였다는 부분입니다. 정확히는 여기에 살을 붙여서 멤버가 숙소에서 남자친구와 과도한 애정행각을 했다는 식으로 몰아서 비난했죠. 근거는 딱히 찾지 못했고요. 물론 남자친구를 숙소에 부른 게 사실이라면 잘못이긴 합니다. 남자친구가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불러들였다는 게 문제죠. 숙소에 외부인을 데려오면 안 되는 겁니다. 같이 사는 멤버들의 허락을 다 받을 게 아니라면야. 하지만 여기에 확실한 근거 없이 살을 붙여서 비난하는 건 잘못된 겁니다. 그리고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성추행을 합리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소속사인 143엔터테인먼트는 11월 23일 입장문을 통해 사건반장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말과 함께 해당 멤버의 호텔 관련 내용 역시 지인들과 모두 함께 한자리였다는 것도 밝혔습니다. 그리고 11월 29일 다시 입장문을 밝혀 가은의 탈퇴를 밝혔습니다. 위에서 특정 멤버, 피해 멤버 등으로 지정된 멤버가 바로 가은이고요. 보도 전부터 가은에게서만 이상한 정황이 속속 발견되었기에 사람들은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이 멤버가 가은이라고 바로 추측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추측의 영역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사실이죠.


여기까지 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은 제대로 해결되거나 한 게 없습니다. 뭔가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도, 대표의 결백함을 밝힐 증거를 보여주지도, 그렇다고 사건을 인정하지도 않은 채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활동을 지속했고 2025년 2월에 컴백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잊히나 하던 2025년 4월 29일 가은 측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소속사 대표를 고소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걸그룹 전 멤버라고 밝혀졌는데 메이딘의 전 멤버라고 할 사람이 가은뿐이므로 피해자는 가은이 맞는 것으로 밝혀졌고 기자회견에는 가은의 어머니가 직접 참석하였으며 유튜브 생방송으로 기자회견이 생중계되었는데 현재는 비공개 상태인 것 같아 누군가 요악 정리한 것을 바탕으로 이후 내용이 작성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가은 측에서 추가로 밝힌 내용에 따르면

1. 대표가 상담이란 명목으로 멤버 한 명씩 불러내서 이간질하여 서로 감시하는 상황을 조성

2. 숙소에서 대표의 감시 하에 지인과의 연락 차단.

3. 가벼운 스킨십에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수위가 더 올라감. 거부하였으나 업무상 지속적인 불이익과 부당 대우

4. 피해 멤버가 계속 활동을 원해 대표에게 각서를 받아 상황 마무리 하려고 함.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기를 요구하였으나 모든 스케줄에 간섭하고 외면할 때마다 휘파람 불며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함

5. 사건반장에서 공개된 녹취록은 피해자 측은 존재하는지도 몰랐음

6. 피해 멤버 아버지께서 대표와 접촉. 서로 조율하다 대표가 회사 입장문 올릴 테니 좋아요 누르라 요구하고 피해자는 그걸 들어주었는데 피해 멤버에게 회사 입장문까지 올리라고 요구. 거부 의사를 밝히니 대표 태도가 달라짐

7. 대표에게 합의금을 요구하였으나 대표가 그건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거라고 거절

8. 피해 멤버가 다칠 텐데 괜찮겠냐고 압박 후 자리를 떴고 11월 29일 탈퇴 입장문 확인


여기서 대표는 현재 대표이사가 아닌 설립자인 디지털마스타 이용학이라는 것이 함께 공개된 각서를 통해 밝혀지긴 했는데 각서의 형태가 무슨 초딩이 계약서 흉내 낸답시고 작성한 것 마냥 조잡하여 성의를 보였는지 의심이 될 수밖에 없으며 같은 기자회견에서 143엔터테인먼트의 전 직원이라 주장하는 사람이 나서서 임금체불과 금품갈취, 다른 성추행등의 추가 폭로 또한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4월 30일.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추가적인 주장이 나왔습니다. 방송 내용에 따르면

1. 고등학생 때부터 성희롱 또한 상습적으로 이루어졌고

2. 휘파람을 불면서 대표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굳이 상기시켰으며

3. 피해자는 본인뿐만이 아니고

4. 직원 임금도 체불되는 상황에서 특정 멤버에게만 명품가방을 선물하는 등 편애하는 멤버가 있었고 (어떤 행위에 대한 대가성 선물이 아닌 받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기에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으로 해석하길 바란다고 덧붙임)

5. 앨범 구매나 활동에 필요한 현금을 멤버들 모르게 부모들에게 받아내었음

6. 사건 이후 6개월이 지나서야 고소한 것은 가은의 정신적 치유가 필요했으며 춤, 연기 레슨 받으면서 이제야 회복되었기 때문. 대표한테 성추행 인정각서 받았고 녹취도 다 했음에도 변하는 것이 없어 이럴 거면 아이의 앞날을 위해 합의금을 요구했는데 바로 거절하고 자리 떠난 사람에게 피해자 측에서 강압적으로 각서를 쓰게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


이에 대해 뉴스쇼 측에서 대표에게 연락을 취해봤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국정감사에 무시해 따위 소리나 하는 뉴진스가 갈 게 아니라 얘네들이 가야 했다고요. 실제로 주장한 내용만 봐도 그 심각성이 차원이 다르죠. 이걸로 보면 143엔터테인먼트는 성추행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돌아가는 게 하나도 없는 이상한 회사입니다.


팬들은 당연히 143엔터테인먼트를 좋게 봐주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비호감 스택을 착실히 쌓고 있었죠. 사실 메이딘은 다른 중소 아이돌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했어요. 초동 3,4만 장을 안정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LIMELIGHT에 프로듀스 101 재팬 출신 세리나와 나고미, 그리고 케플러 멤버였던 마시로와 강예서까지 서바이벌 데뷔조도 아니면서 모든 멤버가 인지도를 가진 상태로 데뷔한 것이기 때문에 0에서 시작하는 대부분의 중소 아이돌보다 훨씬 탄탄한 기반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도 6 만장대의 좋은 기록을 냈습니다. 그러나 소속사는 과도한 일본 활동 편중, 그에 비해 부실한 한국 활동 등으로 인기를 확장하지 못했죠. 한 가지 예로 일본인 멤버 4명만 모아서 일본자매라는 서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아이돌이라는 것을 한참 밝히지 않아 팬덤으로 끌어모을 수 있을 시청자들이 아이돌이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로 계속 시청하는 경우도 매우 많았습니다. 멤버들의 팬은 있는데 이게 그룹의 발전에 1도 도움이 안 되는 이상한 상황을 소속사가 직접 조성했습니다. 아마 이것 때문에 위에서 나온 폭로들이 더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대표가 정상이 아니었던 것 같으니까요. 보도가 나온 후 한 유튜브 콘텐츠에서 미유가 대표를 사실상 저격하는 듯한 내용도 재발굴되었으니 사람들은 더욱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이쯤 되면 메이딘 공식 유튜브나 일본자매 유튜브에 관련 댓글이 달릴 법도 한데 단 하나의 댓글도 보이지 않는 걸로 봐서 제 추측으로는 댓글을 다 삭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대표와 소속사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가은 탈퇴 당시 입장문에서 밝혔던 허위를 밝힐 뚜렷한 여러 증거를 공개하는 것. 그것뿐입니다. 그럴 증거가 없거나 있는데도 공개하지 않는다면 대표는 성추행을 비롯한 여러 범죄행위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며 소속사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단 이 증거가 실제로 있고 공개된다면 그것은 곧 이 모든 게 가은의 허위 미투였다는 말이 되고 멤버들이 이에 동조한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그룹의 붕괴를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정말로 그렇다면 멤버들이 다시는 한국 연예계에서 활동할 수 없을테고 그게 옳은 일이겠죠. 그룹의 붕괴냐 소속사의 붕괴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느낌입니다. 메이딘은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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