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커트라인 정도 예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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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대회에서 순위는 단순히 순위 그 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내가 참가한 모든 종목에서 1라운드 탈락이 너무나도 당연한 수준이라면 의미가 없겠지만 후속 라운드 진출이나 입상이 걸려있다면 그날 일정을 그에 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죠. 후속 라운드 진출이 예상된다면 후속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시간을 확보해 놓거나 다음 라운드 진출 기준에 들어가더라도 포기를 해야 합니다. 후속 라운드 진출 자체가 단순한 순위보다 더 큰 의미가 될 수도 있고요. 오늘은 큐브 대회에서 본인의 순위를 예측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시다.
당연하지만 이렇게 예상한 순위는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탈락을 예상했는데 후속 라운드에 진출하거나 그 반대의 상황이 나올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시고 대회 당일의 일정을 넉넉하게 챙겨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합시다.
대회 참가신청이 시작되기 전에 순위를 예상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회의 조건이 너무 많은 변수가 되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예상할 수 있는 건 비슷한 조건에서 진행된 다른 대회 참가자들의 실력을 근거로 추측하는 것입니다. 근래에 대회 장소와 같거나 가까운 지역에서 진행된 어느 정도 큰 규모의 대회의 참가자들의 실력을 보면 대충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리적 요소를 보자면 부산에 거주하는 큐버들은 부산 대회는 쉽게 갈 것이며 대구 사람은 대구 대회에, 광주 사람은 광주 대회에 쉽게 가겠지만 이런 곳에는 경기도나 강원도 사람들은 쉽게 가기 어렵기 때문에 참가자가 고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가자의 변동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말이죠. 하지만 어디서라도 오기 쉬운 충청도나 애초에 사람 자체가 많은 경기도, 어디서라도 가기 어려운 강원도나 제주도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이런 방식으로 대회 결과를 추측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대회 규모에서는 규모가 클수록 예측이 쉽습니다. 모수가 커지면 그만큼 안정적인 표본이 완성되니까요. 누구나 다 올 수 있는 대회가 되기 때문에 언제 대회를 해도 비슷비슷한 실력의 참가자가 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대회라면 약간의 실수나 컴퓨터 성능, 인터넷 환경 등에 의해서 실력자가 참가를 못 하기도 하고 그 자리를 애매한 실력의 참가자가 채우는 등 변수가 생깁니다.
이 외에도 대회 일시 근처에 열리는 다른 대회의 존재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걸 생각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일단 나가는 게 중요하죠. 2라운드 진출이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해서 내가 대회를 안 나가지는 않습니다. 입상권 참가자가 아닌 이상 대회 순위보다는 대회에서 낸 기록으로 결정되는 WCA 공인 랭킹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나가고 봐야 하죠. 국내에서 입상권인 참가자들은 대부분 어디서 어떤 규모로 열리든 다 참가신청을 넣고 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일단 대회 참가에 성공했을 때 순위 예측 방법을 알아봅시다.
대회 참가가 시작된 이후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가 주어집니다. 바로 대회 참가자의 공인 PR, 즉 대회에서 작성된 가장 좋은 기록이죠. 참가자의 실력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높은 정확도의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냥 참가자의 실력을 줄 세운 뒤 내 실력이 어느 정도에 들어가느냐를 계산하면 됩니다. 대회 공지에 있는 각 라운드별 커트라인을 이용하면 내가 상위 라운드 진출이 가능할지도 예상할 수 있죠. 물론 여기서도 문제는 있습니다.
첫 번째는 PR은 참가자의 일반적인 실력과 완전히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PR은 그 참가자가 대회에서 낸 가장 좋은 기록을 나타내므로 현재 실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옛날에 엄청난 운으로 좋은 기록을 세워놓고 지금은 그 기록의 근처조차 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WCA 공인 랭킹은 PR 기준으로 매겨지니까 실제 대회 결과와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단순히 참가자의 PR을 줄세우기해서 얻은 예상 커트라인보다 실제 대회에서의 후속 라운드 커트라인은 조금 더 느린 기록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모든 참가자의 최근 대회 성적을 일일이 알아내서 정렬할 수도 있지만 그건 아주 귀찮습니다.
두 번째는 대회를 처음 나가는 사람의 실력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친분을 이용해 실력을 알아내는 게 아니고서야 첫 참가자의 실력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첫 참가자가 후속 라운드 진출이 아예 불가능한 실력이라면 결과적으로 큰 의미는 아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예측이 어그러지는 것이니까요.
이를 바탕으로 옥천 대회 3x3x3 큐브 2라운드 커트라인을 예측해 볼까요.
우선 옥천 대회의 2라운드 커트라인과 전체 참가자 수입니다. 참가자 수는 58명이고요. 기참가자 중 최하위의 기록이 평균 43초인 꽤나 참가자 수준이 높은 편에 속하는 대회입니다. 보통 1분 근처 선수가 꼭 나오거든요. 전체 참가자의 75%가 2라운드에 진출하는데 75%가 나누어 떨어지지 않습니다. 계산해 보면 3x3x3 큐브 참가자 58명 중 43.5명이 진출한다고 나오는데 전체의 25%는 탈락해야 한다는 WCA 규정에 따라 43명이 진출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인 기록 기준 43위는 정은찬 선수의 13.94입니다. 44위로 늘려도 허근수 선수의 14.47이죠. 이 기록이 각 선수들의 가장 잘 나온 평균기록임을 감안하면 실제 커트라인은 대략 15나 16 정도에 형성된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전체 참가자의 75%나 2라운드에 진출한다는 건 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람을 살리겠다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커트라인이 10초대 중후반에 형성되는 걸 보면 만만한 대회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대회 순위 예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혹시나 후속 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있다면 그에 맞춰 시간을 비워두시는 것 잊지 마시고 대회에서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