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 고수도 문 앞에서는 망설인다?

취미의 문턱과 ‘진짜 대중화’에 대한 생각

by 라이벌 큐버

요즘 사회에서는 무엇이든 평균이라는 기준이 너무 높아져, 피로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즐겁게 시작한 취미 생활에서도 종종 발견됩니다. 오늘은 큐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제가 다른 취미를 경험하며 느꼈던 감정과 큐브 생태계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다른 취미에서 느낀 문턱

저는 큐브를 주로 다루지만, 사실 야구, 게임, 아이돌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분야에서는 대부분 관찰자에 머물렀습니다.

야구 커뮤니티는 댓글과 글의 분위기가 날카롭고 과격해서 눈팅 이상의 무엇을 할 수 없었습니다.

게임은 달랐습니다.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말을 꺼냈다가 민폐가 되거나 무시당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컸습니다. 누구도 저를 비난하지 않았지만, 저는 스스로 입을 닫았습니다.

아이돌 커뮤니티는 이미 오래된 팬층 사이에 형성된 규칙과 암묵적인 문법 때문에, 제가 끼어드는 모습이 어색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주저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누구에게 쫓겨난 것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문 앞에서 멈춰 섰던 경험입니다.


큐브에서는 조금 다르게 보일까

이 경험 때문에, 요즘 큐브 커뮤니티를 볼 때도 가끔 한 발짝 떨어져 생각합니다. 큐브에는 기록이라는 명확한 수치가 있고, 숙련자에게는 평범한 기록이 입문자에게는 쉽게 넘기 힘든 벽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커뮤니티에는 뉴비를 위한 자료가 많습니다. 유튜브와 블로그에는 ‘333 큐브 초급 해법’ 콘텐츠가 넘쳐나고, 한 번 맞춰보는 경험 자체가 재미의 시작이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장비 이야기와 고수의 선의

장비 이야기를 볼 때 특히 이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큐브는 성능 차이가 있고, 같은 가격이라면 더 나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보다 괜찮은 게 있다”는 말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대부분은 ‘저렴한 걸 왜 샀냐’가 아니라 ‘같은 돈으로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는데’라는 뜻일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 예전에는 비슷한 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같은 돈으로 더 나은 선택지를 알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그 말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깊게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말이 정보라기보다 평가처럼 들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큐브를 접한 사람에게는, 그 말이 정보보다 “잘못 샀다”는 평가처럼 먼저 다가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싼 걸 샀느냐, 싼 걸 샀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이 왜 나왔는지, 지금 단계에서는 충분한지 설명받지 못한 상태에서 결과만 마주하게 되는 경험입니다. 비싼 장비가 사람을 떠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의 나쁜 경험이 사람을 멀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의도하지 않아도 생기는 벽

장비뿐 아니라 기록, 용어, 공식, 농담까지, 커뮤니티에는 이미 익숙한 기준들이 쌓여 있습니다. 익숙한 사람에게는 편한 공간이지만, 모르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없는 높은 벽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벽은 누군가를 막으려고 만든 것이 아니기에 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초보자분들이 커뮤니티에 들어올 때 겪는 혼란입니다. 이미 배운 초급 해법이 최신 트렌드와 맞지 않거나, 해법 제작자 본인만의 기준으로 만들어진 용어에 익숙해져 있어서, 커뮤니티에서는 다시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틀린 걸까’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저 배우러 들어온 것뿐인데 벽을 마주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은 의도와 상관없이, 초보자에게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막막함이 아닌 시작이 되길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실력을 숨길 수도 없고, 잘하는 사람이 멈출 이유도 없으며, 정보를 나누지 말자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큐브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세계가 생각보다 쉽게 좁아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걱정이 들 때가 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어느 커뮤니티의 문 앞에서 한 번쯤 망설여본 적이 있다면, 그 마음이 이상한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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