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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즈보다 훨씬 좋았던 크라임씬 제로 후기

내가 아는, 하지만 훨씬 큰 스케일의

by 라이벌 큐버

크라임씬이 또 플랫폼을 바꿔 나왔습니다. 이것만을 위해 넷플릭스를 결제할 생각이 있었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굳이 추가결제를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불법은 아니고요. 재미있게 봤습니다.


리턴즈 리뷰와 같은 순서로 진행해 볼까요. 에피소드의 수부터 이야기해 보죠. 역시 5개는 너무 적습니다. 이건 바뀌지 않았고 크라임씬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더 많이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2달에 하나꼴로 에피소드가 완성되었다고 하니까 6개 만드는 데 1년 걸린다는 말이기도 하거든요.


에피소드의 분량도 딱히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편집으로 몰입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리턴즈 때는 일부 캐릭터의 공기화가 문제였는데 그 점이 확실하게 줄었습니다.


스토리는... 솔직히 아직도 100%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뭔가 우연을 억지로 끼워 넣은 스토리가 없지 않습니다. 특정한 방법으로만 갈 수 있는 비밀구역을 단순히 건물을 이 잡듯 뒤져서 우연히 알아냈다거나 동기가 다소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살인을 시도한다거나 하는 문제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것 때문에 보면서 쓸데없이 많은 상상을 하게 하기도 합니다만 첫 화부터 과학적 오류가 지적 리턴즈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짜임새가 좋았기 때문에 큰 문제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 보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제로라고 하는데 확실히 리턴즈와는 다른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가장 크게 와닿은 건 각 에피소드 간의 연결고리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것. 리턴즈에서는 이스터에그 그 이상의 연관성을 에피소드 내내 보여줬다면 제로는 딱 이름만 따오는 그 정도에서 그쳤기 때문에 전작이나 직전 에피소드의 스토리를 모르는 것이 특정 에피소드의 이해를 어렵게 하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스터에그와 같은 느슨한 세계관의 연결고리를 찾는 또 다른 재미도 있죠. 정말 많은 포인트가 있었거든요. 또 여전히 바뀌지 않은 단순 얼굴 붙여 넣기 수준의 발합성과 성+캐릭터 특징으로 설정된 현실에서 찾을 수 없을 법한 이름들까지 이건 리턴즈 때도 그대로였지만 역시나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내심 AI 써서 제대로 합성한 증거물과 실제로 있을 법한 이름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출연진 본명 쓰면 될 듯?)가 사용된 사건도 보고 싶긴 합니다. 훨씬 자연스러울 것 같긴 한데 발합성을 일부러 장인의 손길로 한다는 말을 들으니 이것도 시키기 애매하네요. 이게 더 쉬울 텐데


많은 곳에서 크라임씬 패러디를 시도했습니다만 원조는 역시 다릅니다. 방탈출 요소를 덕지덕지 붙여 넣고 크라임씬이라고 우기는 게 많았거든요. (하나 괜찮을 걸 꼽자면 르세라핌 자체콘텐츠인 르니버스 EP 41,42에서 크라임씬 1 시절을 소환하는 고퀄 콘텐츠를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원조가 원조의 느낌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니까 다르네요. 좀 더 많은 사람이 봐줘서 다음 시즌도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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