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행동에 대한 논란을 바라보는 나의 기준
연예인의 사생활 논란은 주기적으로 반복됩니다. 누군가의 라이브 방송, 누군가의 발언, 누군가의 사진 한 장이 도화선이 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반응은 비슷하게 갈립니다.
“연예인은 공인이니 더 엄격해야 한다”는 쪽,
“사생활을 왜 간섭하느냐”는 쪽
논쟁은 늘 뜨겁지만,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합의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질문을 조금 바꿔 보고 싶습니다. 연예인이어서 문제인 걸까요, 아니면 그 행동 자체가 문제인 걸까요.
저는 연예인을 특별한 ‘공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직업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논란을 “사생활”이라는 말로 정리해 버리는 것도 옳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제가 보려는 기준은 지위가 아니라 상황, 그중에서도 ‘공개성’입니다. 공개 공간인지 사적 공간인지, 기록·확산이 가능한 환경인지 아닌지. 사적 공간에서 불법이 아닌 행동은 대체로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개 공간, 불특정 다수가 실시간 혹은 재유통 형태로 접하게 되는 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곳은 더이상 사적인 공간이 아니게 됩니다. 불법이 아니어도 공적 장에서의 표현은 신중함이라는 책임을 동반합니다.
물론 연예인에게 가해지는 통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주장도 이해합니다. 늘 관리되고 평가받는 환경은 피로합니다. 그래서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싶을 때가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 답이 무조건적인 방임이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통제가 답답하다고 해서 어떤 방식의 표현이든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런 논란이 자주 연예인 본인보다 그것을 외부에서 지켜보는 대중들의 갈등으로 번진다는 사실입니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 과민반응이냐”고 말하고, 누군가는 “왜 무조건 감싸느냐”고 말합니다. 어느 순간 논쟁의 초점은 행동이 아니라 태도가 됩니다. 누군가는 "일반인이었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행동인데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받는다."면서 논점을 돌리기도 합니다.
저는 이 흐름도 조금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신격화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비난하거나, 혹은 지위를 근거로 행동의 잘잘못을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옹호나 비난을 하는 대신 그때그때의 행동을 차분히 평가할 수는 없을까요.
저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더 엄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공개된 선택에는 그 무게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 기준은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합니다. 같은 행동을 일반인이 했어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심의 크기가 커져 비판의 양이 늘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따져야 하는 것은 비판의 수위와 정당성입니다.
연예인을 완벽한 존재로 만들 필요도 없고, 작은 실수 하나로 모든 것을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공개된 공간에서의 선택에 대해서는, 그 무게만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특정 인물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대중과 소통을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의 사생활 논란을 볼 때마다 저는 같은 질문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지금 그 사람의 지위를 보고 있는가, 아니면 그 행동을 보고 있는가.
저는 앞으로도 지위가 아니라 행동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려 합니다. 그것이 조금은 덜 소란스럽고, 조금은 더 일관된 태도라고 믿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