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일기] 어쨌든 F2L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수업의 의미는 무엇일까

by 라이벌 큐버

연습을 이유로 한 주를 쉬겠다고 한 뒤, 오늘 다시 과외를 진행했습니다. 이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봤지만 뚜렷한 답은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여쭤봐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일단 3x3x3 큐브 고급 해법을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피드솔빙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도 할 수 있는 F2L입니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이 단계는 단순히 공식을 외운다고 해결되는 구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의 이해가 필요하고, 그 난이도도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부터 물어봤습니다. 여기서부터 예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학생들도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인정하긴 했지만, 그 정도를 감안하더라도 가르쳐줬던 공식의 숙련도가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공식을 익혔다면 자연스럽게 따라와야 할 기록 단축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한 명은 공식 자체도 절반 이상은 외우지 못 한 상태였슴니다. 이전에 복습 자료를 따로 만들어 제공했던 입장에서는 솔직히 기분이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일단 F2L을 간단히 소개하고 일부를 함께 진행해 보긴 했지만, 그보다도 ‘왜 연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에 대한 생각이 더 남았습니다. 직접 묻지는 않았지만, 이전에 겪었던 경험들과 비슷한 결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이나, 새로 들어간 단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일정 속에서 큐브 연습까지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시간의 문제만으로 설명되는 상황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 살 어린 친구의 경우에는 처음 과외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업과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야기를 자주 꺼내는 편입니다. 지난 수업에서 한 차례 이야기했음에도, 이 부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수업 흐름과는 별개로, 자기 생각에 몰입해 있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를 단순히 집중력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이 수업에서 무엇에 더 의미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연습을 하지 못 한 게 아니라 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죠.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에게 ‘더 빠르게 맞춘다’는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아직은 단정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일단은 계속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시작한 이상,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대구 큐브 공인대회가 열린다면, 그 자리에 이 아이들을 한 번 세워보는 것까지를 하나의 목표로 삼아보려고 합니다.


1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160190352

2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07998526

3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16018072

4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25493318

5편(현재)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4041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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