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일기] 맞출 수는 있지만 이해하지는 못하는 상태

적용력과 동기의 간극

by 라이벌 큐버

이번 주는 피라밍크스 복습으로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1, 2, 3단계는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지난주보다 손이 익은 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3단계가 완전히 끝난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는 여전히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4단계에서 배운 두 공식 중 무엇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는 아예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 부분을 다시 짚어주고 나서 오늘의 본 목적인 2x2x2로 넘어갔습니다.


2x2x2는 1, 2단계까지만 진행했습니다. 다른 단계지만 공식은 사실상 동일하기에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맞출 줄은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해는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공식이 워낙 간단하다보니 공식의 원리도 설명을 해 주긴 했지만, 아이가 큐브를 맞출 때 그 이해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공식을 외워서 쓸 줄만 아는 상태, 그게 지금 이 아이의 현재 위치입니다. 1단계가 한 면 맞추기이다 보니 흰색이 가장 많이 맞춰진 곳을 아랫면으로 두고 시작하라고 가르쳐줬는데, 그건 받아들여지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큐브를 맞추는 것 자체에는 지장이 없어서 저도 이해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하면 훨씬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비효율적으로 돌아가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더 고민이 생겼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트위스트 기반 해법 대신 역트위스트 기반 해법을 사용합니다. 수학적으로 서로 역공식 관계일 뿐 난이도 차이는 없지만, 공식을 이해하려 할 경우 역트위스트가 좀 더 직관적이라고 판단해서입니다. 그런데 트위스트가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보니 어딘가에서 트위스트를 먼저 익혀온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 아이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역트위스트로 열심히 가르쳐놨는데 공식을 써 보라고 하니 트위스트를 당연하다는 듯이 쓰더라고요. 맞춰지는 건 똑같아서 일단은 놔뒀지만 3x3x3으로 넘어가면 바꿀 필요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오늘 수업에서 한 가지 더 눈에 띈 게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뜬금없는 곳에서 웃습니다. 공식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외워서 맞출 줄도 모르는 상태에서도 소리내어 웃습니다. 저는 전혀 웃기지 않은데 말이죠.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너무 해맑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큐브를 맞추고자 하는 의지나 동가 크게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린아이를 가르칠 때 종종 마주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만, 이 아이는 그게 유독 명확합니다.


1회차의 목표였던 기록 2분 미만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목표는 다음 주에 2x2x2를 끝내고 그 다음 주부터 다시 3x3x3을 시작하는 것입니다만 어떤 속도로 진행이 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같은 아이의 과외 일지가 궁금하시다면

1편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07

2편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10

3편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18

4편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21

5편(현재)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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