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 방식’의 문제였다
큐브를 처음 시작했던 그 아이 이야기입니다. 이번 주는 피라밍크스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지난 수업에서 제가 “이게 더 쉬워요”라고 했던 말을 아이가 기억하고 있었던 겁니다. 3×3에서 “너무 어려워요”라는 말이 나왔던 터라, 흐름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피라밍크스는 공식이 적고 구조가 단순합니다. 확실히 3×3보다 쉽습니다. 그런데 수업을 해보니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공식만 남는 문제였습니다. 거기에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한 번 더 막혔습니다.
“앞면에 있는 노란색을 찾으세요.”
제가 그렇게 말하자 아이는 멈췄습니다. 그리고 큐브를 이리저리 돌려보기 시작했습니다.앞면이 어딘지 몰랐던 걸까요. 아니면 노란색을 찾지 못했던 걸까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아이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설명 방식을 바꿨습니다. 앞면을 기준으로 설명하는 대신, 노란색이 앞을 보지 않도록 공식을 수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외워야 할 공식이 하나 늘었습니다. 쉬운 방법을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암기가 더 늘어난 셈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나서 한 가지를 느꼈습니다. 큐브라는 퍼즐은 생각보다 이른 단계부터 ‘이 조각이 어디에 들어가야 하는지’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이 개념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성인도 큐브를 맞출 때 조각보다는 ‘면을 맞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렇다면 퍼즐을 더 쉬운 것으로 바꾸면 해결될까요. 잠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피라밍크스로 바꿔본 이번 수업에서 그 생각은 틀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퍼즐이 달라져도 아이가 막히는 지점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퍼즐의 난이도가 아니라 아이에게 요구되는 이해의 방식에 더 가까웠습니다.
수업이 끝난 지 30분 후, 부모님께 연락이 왔습니다.
“기억이 안 난다고 하네요.”
1회차부터 반복되고 있는 패턴입니다. 그리고 이번 수업에서는 제가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막힘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때까지, 아이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일지 다시 고민해봐야겠습니다.
같은 아이의 과외 일지가 궁금하시다면
1편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07
2편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10
3편(현재)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