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리마인드] 두 번째 대회가 월드챔피언십

첫 대회에서 4개월 후

by 라이벌 큐버

같은 아이들의 이전 과외 리뷰 https://brunch.co.kr/@ed0f3be0cbf3447/313


첫 대회 이후에도 과외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아이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대회를 다녀왔다고 해서 갑자기 눈에 띄게 열정이 생긴다거나, 태도가 달라진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특별한 변화가 없어도, 꾸준히 같은 자리에 와준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요. 무엇보다, 그 꾸준함이 결국에는 어떤 식으로든 쌓인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과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월드챔피언십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거창하게 권유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이런 대회가 있다고, 참가 자격이 어떻게 되는지 정도만 가볍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참가할지 말지는 온전히 아이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그 아이가 정말로 참가할 거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첫 대회 이후 4개월. 그 사이 아이는 꾸준히 왔고, 특별히 눈에 띄는 변화는 없어 보였지만, 분명히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2023년까지 월드챔피언십은 WCA 공인 대회에서 3x3x3 종목에 참가한 적이 있다면 3x3x3 종목 참가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참가 자격 자체가 엄격하지는 않았죠. 신청 시점에 아직 대회 경력이 없었더라도, 기간 안에 경력을 만들면 됐습니다. 첫 대회가 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대회가 곧바로 월드챔피언십이라는 건 흔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과외를 했던 아이들 중 월드챔피언십에 나간 건 이 아이가 유일합니다. 이후에 과외를 한 아이들은 참가 신청 기간이 지난 뒤에 시작했던 탓도 있지만, 그래도 이 인연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 글을 다시 쓰고 있는 지금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만약 그 아이가 정말로 월드챔피언십에 나가겠다고 했다면, 아마 그때부터는 모든 과외 시간을 3x3x3에만 쏟아붓지 않았을까 하고요.

인천에서 대회가 열리던 날이었습니다. 월드챔피언십인 만큼 저도 큰 돈을 들여 참가하긴 했습니다. 그 사실은 아이도 알고 있었고요.


그때 전화가 왔습니다. 대회장에 도착했다는 짧은 말이었습니다. 순간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로 왔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기록은 26초. 첫 대회에서 35초였는데 4개월 후 9초가 줄어들었죠.


대회장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날 돌아가는 길에 차를 얻어 탔던 기억은 또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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