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일기] 중급을 마치며

다음에는 무엇을 하게 될까

by 라이벌 큐버

오늘로 두 아이 모두 중급 과정이 끝났습니다. 뭐... 제가 다 가르쳤다는 거죠. 아이들이 그걸 완벽하게 익혔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요.


첫 번째 친구는 수업 전에 부모님이 따로 말씀을 주셨습니다. 집에서는 아이가 큐브를 잡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면서, 복습 자료를 만들어 줄 수 있겠냐는 요청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어떠냐고 물어보시기도 했지만, 그 질문에 대해서는 깊이 답하지 못한 채 일단 자료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2Look PLL 복습용 자료를 만들어 전달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소화해 온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날 일부 가르쳤던 2Look OLL은 아예 기대하지 않았고, 자료도 따로 주지 않았습니다. 줘도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보여준 학습 방식과 태도를 고려했을 때 그것까지 제공하는 것이 무리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그 선택이 아주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중요한 질문을 조금 미뤄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하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자료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애초에 흥미나 동기가 부족한 건지는 다른 문제니까요.


오늘 중급을 마무리하면서 집에 남아 있던 OLL 공식집을 선물로 줄까 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친구는 큐브 회전 기호 자체를 모르고, 영어도 전혀 되지 않아서 공식집을 줘봤자 혼자 활용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두 번째 친구에게만 줬습니다. OLL 공식을 수업 시간마다 하나하나 가르쳐주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이고, 책을 스스로 볼 수 있는 친구에게 주는 게 맞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첫 번째 친구가 수업 중간에 맥락 없이 끼어드는 모습도 오늘까지 이어졌습니다. 지난주에 느꼈던 것의 연장선상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친구에게 이 시간은 새로운 걸 배우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반면 두 번째 친구는 지난주에 가르친 공식을 잘 외워왔고, 오늘 수업도 무리 없이 따라왔습니다.


목표 기록 이야기도 했습니다. 지난주에 40초라고 했던 첫 번째 친구가 오늘은 30초대를 목표로 한다고 했습니다. 조금 상향된 건 맞습니다. 30초대라면 지금까지 배운 해법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기록이고, 여기서부터는 사실 연습의 문제입니다. 다만 그 목표가 의욕인지, 막연한 기대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목표를 말하는 것과, 그 목표를 위해 반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니까요.


다음 수업부터는 F2L을 시작으로 고급 해법으로 넘어갈지, 아니면 다른 큐브를 배울지 두 아이 각자의 결정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중급까지 오는 동안 두 아이를 보면서 느낀 건, 가르치는 내용보다 아이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훨씬 많은 것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 생각을 확인했습니다.


같은 아이의 과외 일지가 궁금하시다면

1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160190352

2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07998526

3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16018072

4편(현재)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25493318

5편 https://blog.naver.com/kwakdy0070/224240415332

매거진의 이전글[과외 리마인드] 좋아한다고 말은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