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를 단 하나만 사용할 수 있다면 무엇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라고 할때 많은 큐버들은 디프오일을 고릅니다. 정확히는 30~50k 사이의 점도로요. 그래서 많이 추천되기도 하고 일부 분들은 좌절하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디프를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에 대해 알아보죠.
우선 디프오일의 가장 보편적인 윤활법을 보겠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윤활법이기도 합니다.
(33큐브, 30k 기준으로 큐브에 이상한 걸 발라서 되살릴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고 가정하면)
https://youtu.be/sG61OMMn97s
0. 분해해서 청소한다.
1. 엣지 하나 코너 하나 뺀다
2. 엣지에 한 줄 코너에 한 줄 도포한다.
3. 조립한다.
4. 열심히 돌려서 풀어준다.
심플하기 그지 없죠. 과연 이 디프라는 놈은 뭐가 좋은 걸까요. 하나하나 살펴봅시다.
1. 싸다.
합리적으로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배송비 포함 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60ml가량 살 수 있습니다. 제조사에 따라 좀 더 살 수도 있고요. 대충 10000원에 60ml라 가정해도 2000원에 10ml인 마루윤활유보다 가성비가 더 좋습니다. 정확히는 가격대비 용량이지만 아래의 장점 때문에 그냥 가성비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2. 오래 간다.
위의 방법으로 윤활해서 제대로만 풀어주면 1달 가량 혹은 그 이상의 윤활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3. 성능 상승효과가 좋다.
한번 풀면 다른 윤활유를 쓰지 않아도 스피드솔빙에 충분한 성능을 냅니다.
4. 웬만한 큐브에는 다 잘 맞는다.
2x2x2, 3x3x3, 빅큐브, 메가밍크스 등 웬만한 데는 다 잘 맞습니다. 간큐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지 바르면 안된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것도 옛날이야기고 요즘은 간큐브에도 아무렇지 않게 바르죠.
하나의 조건에서 디프보다 더 좋을 수는 있겠으나 저 4개의 장점 모두 디프의 상위호환인 윤활유는 없습니다. 사실상 완전무결한 윤활유같아 보이는데 이 윤활유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도포법의 4번을 보시죠.
'4. 열심히 돌려서 풀어준다.'
얼마나 열심히 돌려야 할까요. 보통 솔빙 100회를 이야기하죠. 물론 이는 본인이 33을 맞추는 데 드는 회전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프리드리히를 완벽하게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56회전에 스크 25회전 해서 81회전. 큐브 맞출 때 더 많은 회전수를 요구한다면 대충 100회전까지 가능하겠네요. 그러니까 총 8100~10000회전을 돌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것도 거의 논스톱으로. 사실 솔빙을 한다는 사실 자체 보다는 저만큼의 회전수를 돌리는 게 중요하고 솔빙은 모든 면을 골고루 돌리기 위한 방법일 뿐이지만 스크에 솔빙까지 20초쯤 걸린다고 가정하면 30분이 넘는 시간을 큐브만 돌리고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점도가 더 높거나 양을 좀 많이 도포했다면 시간은 더 걸릴 거에요.
그럼 그럴 시간이 없는 분들은 어떡하죠? 큐브를 돌리는 속도가 느리면 저만큼의 회전수를 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린단 말이죠. 고점도 윤활유 특성은 덜 풀린 상태로 가만히 놔두면 떡져요. 다시 풀어주려면 더 많은 회전수가 필요하고요. 물론 하루에 몇백회전이라도 계속 돌리면 풀리긴 합니다. 그래도 본인의 솔빙 시간이 너무 느리거나 하면 부담되는 건 사실이죠.
그나마라도 이런 문제를 덜 겪으시려면 아래의 사항을 지켜주세요.
1. 웬만하면 익히 알려진 윤활법을 따라하세요. 괜히 다른 방법으로 윤활했다가 너무 많이 발라서 도저히 푸는 게 불가능한 수준으로 갈 수도 있고 이것저것 윤활같지도 않은 것들이 섞여들어가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정형화된 윤활법이 있는 건 괜히 그런 게 아닙니다.
2. 코너와 엣지에 디프를 도포할 때 도포한 면이 겹치지 않게 하세요. 한쪽에 과하게 많이 바른 효과가 나서 떡질 수 있습니다.
3. 고점도 디프를 풀 자신이 없으면 디프를 도포하지 마세요. 풀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지 않는 윤활유입니다. 풀 자신이 없으면 10k 등의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의 디프를 구입하거나 그냥 저점도윤활유를 이용하세요. 중저점도 윤활유 중 단독도포가 가능한 윤활유로는 실크 등이 있습니다.
+ 디프오일은 큐브 판매점에서 구입하지 마세요. 용량은 10%수준으로 줄어들면서 가격은 비슷하게 받아먹습니다. 주사기가 필요하면 그려셔도 상관은 없는데 어느 정도 도포되는지를 알면 굳이 주사기를 이용해야만 하는 건 아니에요. 이쑤시개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꽤 있죠.
+집에 캘빈스나 weight같은 거 있으면 굳이 그걸 버리고 디프를 따로 이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능은 같으니까 일단 있는 거 다 쓰세요.
only 디프(캘빈 고점도)에 빠른 회전감이 필요하면 가끔 마루윤활유만 보충하면서 6년간 윤활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써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큐브를 제대로 윤활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