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에 대하여

높고 뾰족한 코가 좋긴 하지만

by sere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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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하고 아슬아슬해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그런 아름다움이 좋다


이런 나의 심미적 관점은 아주 어릴 적부터 한결같았다


벵상 카셀,

에이드리언 브로디,

크리스티 털링턴,

이네스 드라 프레상쥬


머리부터 발끝까지 날카로운 이들이

선망의 대상이고 영감을 주는 뮤즈이다


그런데 나는 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동글동글한 남매를 낳아 키우고 있다


둘 다 이제 성인이니

외모가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가끔 딸이 외모에 불만을 표할 때마다

복스럽고 편안하면서도 귀한 모습이라고

위안 같은 칭찬을 하지만


엄마 스타일로 가장 예쁘다는

그런 빈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 엄격한 미적 기준과는 별도로

동그란 이들과

부대끼고 사랑하며 살아가다 보니

특히 타지에 있는 아이들을 그리며 살다 보니


가끔 우연히 마주치는

동글동글한 사람들에게 눈길이 가고

나도 모르게 귀엽다며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포레스트 검프가 말하길

인생은 초콜릿 박스와도 같아서

내가 고른 게 무슨 맛일지

먹을 때까지는 알 수가 없다고,


분명 내가 선택했지만

결과는 내 예상 밖일 때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이미 입 속에 들어간 초콜릿을

뱉을 수는 없는 일


입안 가득 느껴지는

상상치 못했던 새로운 맛을 음미하고 감상하며

내 선택의 결과를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달콤한 에너지에 힘을 받아

그렇게 다음 초콜릿을 골라야 한다


만약 날카롭고 얄쌍한 딸, 아들 초콜릿만

내 인생 상자에 들어 있었다면

동그랗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 말랑한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소중히 여기는 감정을

평생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다


미처 몰랐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이들에게서

더 자주 발견하게 해 준

동그란 나의 아이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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