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점빵 뿅원장 Mar 20. 2024

아침부터 심한 두통.

그림은 구글에서 검색해서 넣었습니다. 제 얼굴 아닙니다. 이미지 사용에 문제가 있는 경우 알려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밤에 잠을 잘 못 잔 건지, 아침부터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 아픈 것을 줄여보기 위해 아침 일찍 목과 어깨를 풀어주는 요가를 해봤고, 조금 지나서는 주변 근육을 꾹꾹 눌러주는 마사지를 했다. 카페인 부족인가 싶어서 커피를 한 잔 마시기도 해 봤는데 도무지 나아지지 않아서 결국에는 진통제를 한 알 먹었다. 


  피곤한 몸으로 아침 일찍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책을 읽는데 도무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별일 없는 평온한 일상인데 뭐가 이렇게 신경 쓰이는 것일까. 엊그제 동문회에서 만난 선배의 마세라티 출고 소식? 아니면 아이를 S대 의대를 보낸 선배의 의기양양함? 근처 치과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소식들? 어떤 것도 부럽지 않고 신경이 쓰이지도 않는데 그냥 머릿속이 꽉 막힌 기분이다.


 어제, 그제는 참 힘든 날이었다. 신경 쓰이는 환자 케이스도 많았고 바쁘기도 바빠서 몸도 힘들었는데,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역시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였다. 직원들끼리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는데 쌓여있던 것들이 감정싸움으로 번져서 갑자기 터져 나왔나 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한쪽을 편들어 줄 만한 상황도 아니고 양쪽 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 있었겠다 싶어서 각자의 이야기를 한참 동안 들어주고, 서로에게 필요한 이야기만 해주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 부족, 오고 가는 대화 중의 무뚝뚝함, 예쁘지 않은 말투와 단어선택 덕분에 생긴 오해였던지라 풀고 넘어가기는 했지만 정작 그 이야기를 다 듣고 있었던 나는 감정의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았다. 풀었다고 하는데도 오늘 아침에도 뭔가 분위기는 냉랭하다.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겠지. 두통약을 먹고 나서도 가라앉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말이다. 


  웃는 날들이 더 많고, 우울한 일들이 매일 있는 것은 아닌데도 브런치는 나에게 대나무숲 같은 것이어서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만 적게 된다. 좋은 이야기, 따뜻한 이야기도 많이 적어야 되는데 계절의 변화 탓인지 마음의 감기가 오는 것 같은 날이다. 


  아! 갑자기 머리가 왜 아픈지 생각났다. 오늘은 20일, 카드값을 비롯한 각종 대금들이 나가는 날이어서 그랬나 보다. 인터넷 뱅킹을 열고 열심히 계좌이체를 해야 하는 시간이다. 

작가의 이전글 아무래도 빚을 좀 내야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