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우리 딸” 첫 결실을 마주하며

by 작은 발자국

수능을 치르고 며칠 후, 딸이 지원한 대학의 첫 면접 합격 소식을 들었다.

그 순간 마음 깊은 곳에서 마치 내가 합격한 것 같은 뭉클함이 올라왔다.


면접 보던 날,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데

갑작스럽게 눈물이 차올랐다.

아이의 등에 묵묵히 실려 있던 지난 시간들의 무게가 눈앞으로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얼마 전, 또 다른 대학에서 최초합격 소식이 날아왔다.

그때는 정말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몰려왔다.


딸은 “3년 동안 버티고 공부한 결과가 드디어 오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크게 뭔가를 해준 것도 없는데,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딸이 그저 고마웠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우리 가족


첫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차분하게 “축하한다, 잘했다”라고 말해주었다.

내 방식으로는 최대한 감정이 섞인 축하였지만,


그에 반해 남편은

사랑한다,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들을 쏟아내며

마음속 숨겨두었던 기쁨을 모두 표현했다.


그리고 딸을 보자마자 꼬옥 안아주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사실 나도 같은 마음인데,

그 모든 문장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내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합격 발표 시간을 기다릴 때도

나는 “어차피 합격할 거니까 걱정하지 말자”라고 담담한 척했지만,


남편은 발표 시간 내내 손에 땀을 쥐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두근거림을 숨기지 못했다.




내가 딸에게 전하고 싶은 한 문장


축하한다는 말이 너무 짧게 느껴지지만

대신 나에게 가장 진심인 말이 있다.


“네가 우리 딸로 잘 커줘서 고맙다.”


이 문장 안에

내 마음과 사랑이 모두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고3들이 지나가는 그 길


아직 발표를 기다리는 학교가 더 남아 있지만

솔직히 이제는 하나의 합격만으로도 충분히 고생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3년 동안,

불안과 압박 속에서,

매일매일 스스로를 다잡으며 견뎌온 아이들.


나는 늘 궁금해진다.


왜 우리 아이들은 대학을 가기 위해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 걸까.


부모인 우리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정작 그 안에서 버텨온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오늘, 마음속으로 딸에게 쓴 편지


지금도 나는 생각한다.

오늘의 합격은 결과가 아니라

3년 동안 딸이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발자국 하나라는 걸.


앞으로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이미 충분히 잘 해냈다고

그 사실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크게,

정말 고맙다는 말보다 더 깊게,

엄마 마음속에서 조용히

딸의 다음 걸음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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