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의 여름

by 김철원

수민에게


네가 5시 40분부터 6시 10분까지 노을을 좋아하고

새 책을 처음 열 때 그 순간을 좋아하고

다 끓은 라면에 반숙 계란을 풀어서 먹을 때를 좋아하고

시험이 끝나고 탄 버스에 아무도 없을 때

그 고요함과 적막함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단다.


너의 씩씩함과 용기, 그리고 그 옆에 놓인 슬픔과 아픔을 나는 또 알고 있단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품에 끌어안고 더 좋은 삶을 위해 뚜벅뚜벅 나아가는 네가

‘유리 멘탈’이지만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유리를 가진 네가 나는 참 사랑스럽단다.

말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있고 지지하고 있고

너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단다.

너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도 그와 같을 거란다.

너는 언제나 무언가 해주고 싶은 사람.


나는 네가 쓴 ‘돌멩이가 되었습니다’라는 시를 외우고 있단다.

그 시는 ‘그냥 길거리에 떠도는, 별 볼 일 없는 것 같았다’로 시작하는데

나는 그 별 볼 일 없는 돌멩이를

아이들이 ‘소꿉놀이의 음식’으로, ‘보물찾기의 보물’로 만들어주었다는 부분을 읽고는

이내 눈물이 글썽이기도 했단다.

너는 그 시의 마지막에 ‘내가 누군가에게 중요해지는 시간이다’라고 썼단다.

너는 물론 언제나 누군가에게 중요한 사람이지만

특별히 너 자신에게는 언제나 항상 중요한 사람이란다.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고 아껴주어야 한단다.

네가 아프더라도 조금 아프고 행복하다면 많이 행복하며 살아가기를 나는 소망하고 있다.


이 여행이 너에게 새로운 생각과 감정을 가져다 주기를 바라며

너는 글을 너무 잘 쓰는 사람이니까

네 마음에 다가온 순간들을 너의 언어로 가슴에 잘 담아주렴.

‘그 이름을 정확히 불러 주어야 그 삶이 우리에게 온다. 그것이 삶이라는 마술의 본질이다.’

우리는 작년 글쓰기 시간에 그렇게 배웠단다.


수민의 여름을 응원하며 우리 더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개학하면 보자. 안녕!

- 2025년 7월 14일 교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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