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30일

by 김철원

1.

옳지 않은 것에 대해 옳지 않다고 말하는 중이었는데 어떤 사람이 꾸짖듯이 내게 말했다. "문학하는 사람이!" 그 말은 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왜 사람을 그렇게 이해하지 못하느냐는 훈계였을 것이다. 몇 년 전 일이다.

나는 이제 그런 어른과는 대화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지닌 다채로운 색깔을 지우고 거기에 흑과 백을 세워놓고 너는 왜 흑이 아니냐고 백이 아니냐고 말하는 어른들.


2.

나는 글쓰기를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당위로 글을 시작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설득하지 말라고도 한다. "우리가 인간의 마음과 삶의 모습을 헤아리고 알아차려 묘사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말한다. 오래 관찰하고 가슴에 간직하되 쓰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검열하지 말고 자유롭게 써보자고 말한다.


3.

하여,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제는 당신들의 마음을 보여주세요. 당신들의 저녁과 아침, 당신들의 비바람과 눈보라를 들려주세요. 늦은 밤 잠들기 전, 오늘 나의 삶을 하나의 문장으로 기록하는 사람이 되어 주세요.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아껴주세요. 세상의 위대하고 경이로운 것들을 만나기 위해서 노력해 주세요."


나는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며 주저하거나 멈출 때 같이 멈추어 선다. 교실에는 정적이 흐르지만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말한다. "얘들아 우리 모두 기다릴 수 있고 들을 준비도 되어 있지?" 그럼 아이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럴 때 우리는 멈추었던 문장, 다음의 문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


그때 그 교실의 모든 것, 바람에 펄럭이는 커튼, 빗소리이거나 바람 소리, 쨍한 햇살, 시계와 사물함, 창문 밖 초록 나무, 눈물과 땀, 무수히 많은 표정과 몸짓들..... 그 작은 교실의 모든 것이 문학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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