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세바시 강연을 보고 하염없이 울었다

by nathaneast

최근 유튜브에서 자이언티가 출연한 세바시 강연을 보게 되었는데, 내가 이렇게까지 울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울었다. 그리고 이 감정과 생각들을 기록하고 싶어 글로 남긴다. 영상의 핵심은 아래와 같다.


목소리, 외모, 자신의 음악 등 자신에 대한 비하가 심했음.

타인은 자신을 완벽주의자로 알았지만, 사실은 자신을 감추기 위해 뭔가를 덧씌우는 사람이었음.

많은 시간과 노력, 탐구 끝에 최선을 다해 자신을 알게 되었고, 서서히 겨우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음.

그 과정에서 미워하던 나의 것들이 오히려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재료가 됨.

그러면서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 생기고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다는 것을 깨달음.

‘단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인데, 왜 그렇게 어려운가?’라는 메시지를 던짐.


불안정한 나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심장이 빠르게 뛰고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오늘도 생산적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과 급한 성격 때문이다.


나는 매년 분기마다 한 번씩 두통과 근육통에 시달려왔다. 그때마다 “또 감기에 걸렸네”라고 생각하며 감기약을 먹고 며칠 동안 컨디션을 관리하며 지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증상은 주기적으로 발생했고, 일반적인 감기 증상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증상은 감기가 아니라 긴장과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이다.


나는 나만의 시간이 주어져도 앞서 말한 강박감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대로 쉰 적이 없다. 늘 가슴 한편이 답답했고,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남이 보는 나

나 또한 남과 대화하거나 나를 표현할 때 늘 나를 덧대고 포장했다. 이런 엉망진창인 나를 드러내는 게 부끄럽고 창피해서, 멋있어 보일 만한 면모들만 꺼내어 말하고 드러내며 표현했다. 그것들은 아래와 같다.


과업을 설정하고 꾸준히 노력해 달성하는 모습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과업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기발하고 독특한 의견과 인사이트 공유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행동


누군가는 나를 남들과 다르고, 생각이 깊고, 멋지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불안에는 힘이 없다. 진실을 볼 수 있는 지혜도 없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러는 걸까?


도대체 왜?

영상을 보고 난 후, 내가 안쓰러워서 눈물이 났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나를 아끼지 않는 걸까?

대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하길래, 얼마나 잘 먹고 잘 살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심지어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붙여도 큰 성과나 결과물이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데도, 나는 왜 이럴까?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나는 불안이라는 감정에 근거해 행동하고, 사고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0대 학창 시절, 대학생, 취업 준비, 직장 생활,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워킹홀리데이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늘 불안했다.


특정한 불안정한 상황이 문제가 아니었다. 애초에 나는 불안이라는 성향을 타고났고, 그것을 남에게 드러내기 싫어하며, 자존심이 강하고, 나만의 고집과 아집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다.

그래도 나는 내가 좋다.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내가 대견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늘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는 용기도 멋지다.


과거에 후회하는게 없는줄 알았는데 있었다.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며 ‘과거에 후회하는 것이 있는가?’를 생각해 봤을 때, 나는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과거의 아쉬웠던 수많은 의사결정과 사건, 상황들이 떠오르긴 했지만, ‘그 시절의 나’를 고려한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상을 보고 난 후, 한 가지 후회되는 게 생겼다. 바로 ‘나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했던 것’이다.


20대 초반, 대학 입시에 실패한 뒤로 자격지심과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고 교감할 때, 대학 이야기가 나올까 봐 두려워 깊은 관계를 피하기도 했다. 내가 가진 능력에 비해 기대치는 높았고, 현실을 부정하며 ‘나는 특별한 존재다’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와 사고방식이 더욱 나를 소극적으로 만들고, 자신감을 떨어뜨리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감할 기회를 놓치게 하고, 창의적인 사고와 확장을 가로막았던 것 같다.


나는 드넓은 우주에서 먼지 같은 지구에 몇십년 잠깐 머물다 가는 존재일 뿐이다. 그저 수많은 사람 중 하나의 평범한 사람이고, 그렇기에 작고 사소하고 하찮은 일도 할 수 있고, 부족한 실력과 별볼일 없는 학력을 가진 나라도 괜찮으며, 똑똑하지 않고 비상한 두뇌회전을 하지 못해도 괜찮다.


그저 마음이 온전히 현재에 머물도록 하고, 주어진 하루의 과업에 집중하며, 내가 좋아하는 작은 행복들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앞으로는?

강연 내용 중 인상 깊었던 구절 일부를 덧붙인다.


앞으로는 나를 가리는것들이 부족한 과거나 컴플레스가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나, 내가 살고싶은 삶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것들로 가려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나만이 줄 수 있는 가치로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구체적으로 무엇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글일지, 영상일지, 작은 서비스일지, 혹은 그 밖의 무언가일지. 하지만 이것이 바로 ‘스스로 찾아낸 나’다.


마치며

사실 ‘울었다’는 표현을 쓰는 것부터 낯간지럽고, 불안정한 나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오래된 묵은 때가 닦인 것처럼 가슴이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이번 기회로 조금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무언가를 깨닫는다고 해서 나의 모든 사고방식이 완전히 재조립되어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주어진 삶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꾸준한 운동으로 긴장을 풀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P.S)

자이언티는 예전부터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였는데, 이번 강연을 통해 그의 치열한 고군분투와 그 과정에서 삶을 음악에 녹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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