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 찾기
고3의 입시생인 딸과 전쟁을 치른 후 책상 앞에 앉았다.
그 순긴 눈에 들어온 일기장, 안의 내용은
2014년 이후로 끝이었다.
‘많은 시간들이 지나가고 많이 좋아지고... ’라는 글이 마지막으로 더 이상 쓰여지지 않은 일기장…
더 이상의 나의 일기는 쓰여지지 않은걸 보니
좋아지고 있었던 것 같다.
10년이 지난 오늘 2024년 10월의 나는 40대가 되었고 이 순간 나는 다시 일기장에 글을 적어본다.
나는 누군가와 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 것 같다. 내 안의 무언가를 꺼내고 지우고 싶다. 아니면 나를 찾는 작업?
아니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2014년 그때 나는 아내라 불리는 이름으로 많이 아픈 시기였을 리라…
2024년 나는 엄마로 불리는 이 시기 다시 아프고 있다.
병원에서 나의 질병은 무엇으로 명명할 수 있을까?
우울증? 조울증? 하하하하
나는 나의 의사가 되어 진단하고 이제 치료하고 싶어 진다.
나의 이름이 아내일때 가졌던 아픔, 그때의 아픔은 나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을까
나는 왜 여기에 서있나? 이룬 것은 없고 즐거운 것도 없었다.
다시 나는 나를 찾고 있다.
나의 치료를 위한 나를 찾기 위해 길을 나선다.
10월 10일 낮 12시 22분 김해에 카사벨라 레스토랑에서 나를 찾는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앉은 테이블 옆에는 내가 좋아하는 새우 파스타가 있고
밖의 풍경은 카사벨라 정원이 보이고 있고, 소나무를 따라 하늘을 보니 정말이지 맑고 맑은 하늘에 구름이 떠가고 있다.
이 좋은 풍경에 나의 눈은 고장이 났다
눈물이 흐른다.
그리도 좋아하는 크림파스타가 목으로 들어가도 눈물이 흐르고
내 귀에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가 들여와도 눈물이 흐르고
멈추지 않고
갑작스러운 엄마의 전화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마음에서 '엄마, 미안해'가 들리나 나의 목소리도 고장이 났다.
그냥 눈물이 흐르기만 한다.
나는 어떤 딸이었을까?
'엄마 고마워'
'내 옆에 있어줘서 함께해 줘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