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
봄꽃이 피어나면 부재의 고통으로
지리멸렬한 生으로 가는 낡은 문이 열려
봄바람이 불어올 때 흙냄새와 풍경은 사라지고
알코올 냄새와 병원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던 엄마
잊은 듯 했어도 상실의 고통은
봄 햇살 속 숨은 도적처럼 황망히 찾아와
엄마 견뎠던 고통의 잔해 끝에 내 그림자 서성일 때
미처 사랑한다 말조차 하지 못한 게
이토록 生이 허무하리라고
쪽빛 바다 앞에서 엄마를 불러보았어
노란 유채꽃 앞에서 불러보았어
엄마가 오지 않아
흔들린 눈빛으로 몹쓸 내 살갗에 닿을 평온한 속삭임에
生의 고통의 언저리조차 침묵했던 허무한 날들
이제서
쓰나미처럼 밀고 들어오는 상실의 고통이 온몸의 신경을 불살라
그 통곡의 산을 수천번 넘나들며 고통이 기절할 때 비로소
쪽빛 바다 앞에
홀로 유채꽃이 된 허무한 이 망부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