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다
깊은 곳에서 바닥을 뚫고
올라온 햇살,
너는 내 안에 부서지고
나는 봄,
곧 부풀어 터질 듯
숨죽이며 바스락거려
너는 내 곁을 스치고
나뭇가지 매달린 꽃잎
파르르
순간 움찔할 때
구름 속 숨은 너,
달빛 지날 때 네 그림자 안에 누워
손가락 사이 흘렀던 너의 살결
숨죽인 얼굴 땅에 묻고
바닥으로 내려가면
너는 구름 속 미닫이문 열고
소나기처럼 내게 쏟아져
연분홍 빰을 스치듯
꽃잎 속 너가 숨을 때
봉긋한 입술 네게 닿을 듯 말듯
바람 불어와
꽃잎 흩어지고
이별이 손을 내밀 때
그날, 유월의 속살이 내게로
낱꽃잎 두 장
이제 빛바랜 책갈피 속
흩어진 봄, 꺽인 햇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