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올바른 인사법 (공항에서의 탐지견은?)
요즘에는 쉽게 반려견을 접할 수 있습니다. 길거리만 나와도 반려견과 산책을 나오시는 보호자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반려견을 대하는 문화는 아직 미숙합니다. 길거리에서 처음 본 반려견을 “와~!! 강아지다!!” “너무 귀여워요!!”라고 돌고래 소리를 내며 다가가시는 분들도 있고 특히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빠르게 달려와서 막 만지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사실 길거리에서 반려견과 인사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지나치는 것입니다. 보지도 않고, 만지지도 않고, 말도 걸지 않는 것입니다. 의아하시다고요? 반려견한테 올바르게 인사하는 방법을 알려줄 것 같이 말하더니 갑자기 그냥 지나치라고요? 네, 맞습니다. 반려견이 타인을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이 반려견에게는 낯선 타인에 대한 안전함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야외에서 타인이 말을 걸고 만져준다면 당연히 반려견은 좋아할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 반려견은 야외에서 타인만 보면 달려드는 반려견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사람한테 가서 관심받고 싶고 이 사람한테도 가서 이쁨받고 싶은 것입니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반려견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에 호감의 뜻으로 다가온 반려견에게 놀라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공항에서 탐지견을 마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항에서 탐지견들을 본 몇몇 승객분들은 탐지견이 귀엽다며 만지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탐지견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사회성을 어렸을 때부터 키우기 때문에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공항에서의 탐지견들은 검역 또는 마약에 대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기에 승객분들의 호감 표시가 결과적으로는 탐지견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려 직무 수행 방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항에서 탐지견들을 본다면 눈으로만 예뻐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반려견이 사람을 두려워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처음에는 반려견이 본인에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싫다고 표현을 할 것입니다.(혀를 날름거리거나,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깜빡이는 식으로) 하지만 이러한 표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저 귀엽다며 만지고 안아 올립니다. 참다가 못한 반려견이 으르렁거리며 짖자 사람들은 그 순간에서야 무서워하며 물러납니다. 이 상황에서 반려견은 무엇을 배웠을까요? 낯선 사람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는 거칠게 표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학습합니다. 이 반려견은 원치 않는 관심을 받을 때마다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이는 타인이 나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짖고 달려드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한마디로 처음 보는 반려견의 성향을 모르는 상태에서 섣부르게 인사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상대 반려견이 낯선 이에게 친화적인지, 겁이 많은지, 예민한지 이런 상태를 모르는 상황에서 인사하는 것은 너무나도 경솔하다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성향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상대 반려견과 인사하고 싶으시다면 올바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인사법은 상대 보호자와 반려견에게 무례하지 않고 예의 있게 다가가는 방법입니다.
1. 반드시 상대 보호자에게 강아지와 인사를 해도 되는지 물어본다.
2. 상대 보호자가 허락을 받았어도 무턱대고 강아지에게 접근하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상태에서 정면이 아닌 측면으로 천천히 앉는다.
3. 상대 반려견이 다가와 냄새를 맡으려 한다면 맡게 한 뒤 양쪽 손등을 강아지 얼굴 밑으로 내밀어 반응을 본다.
4. 손등을 내민 상태에서 괜찮다면 손바닥을 보여주고 그 상태에서도 강아지가 관심을 보인다면 머리가 아닌 턱부터 쓰다듬는다.
6. 만지다가 멈추면서 상대 강아지의 반응을 본다. 만약 더 원한다면 강아지가 당신에게 등지면서 앉아있거나 머리나 손으로 당신을 툭툭 건드릴 것이다.
7. 강아지와 인사하면서도 상대 보호자와 웃으며 이야기한다.
이런 식으로 다가가도 경계가 심하거나 겁이 많은 친구는 다가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때는 반려견이 인사를 원치 않는 것이니 가볍게 웃은 다음에 상대 보호자에게 인사한 후 헤어지시면 됩니다.
이처럼 반려견과 인사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의 감정만 앞서는 것이 아닌 반려견의 감정도 고려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사소한 변화가 쌓이고 쌓인다면 나중에는 올바른 반려문화가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