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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범 May 06. 2024

반려견을 여럿 키우면 행복도 배가 될까?

-다견가정 속 규칙-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한 마리만 있으면 너무 외로운 것 같으니 한 마리를 더 입양할까?’ ‘이제 많이 크다 보니 옛날 모습이 그립네한 마리를 더 입양해보는건 어떨까?’ ‘한 마리만 키워도 이렇게 행복한데 두 마리를 키우면 더 행복하겠지?’ 이런 여러 가지의 견해들로 인해 기존에 있던 반려견과 함께 한 마리를 더 입양하여 2마리를 또는 3마리를 반려하기도 합니다.     


이런 보호자들 가운데 반려견들끼리 성향이 잘 맞아 정말 행복한 반려견 생활을 즐기는 보호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반려견들끼리 서로 앙숙이 되어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오늘은 다견가정을 키우면서 반려견들끼리의 악화된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또는 새로운 반려견을 입양하기 전 어떻게 하면 서로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몇 가지 규칙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지인의 반려견 후추와 시안이 (다견가정)

1. 식사는 서로가 안 보이는 곳에서!     


흔히 듣는 다견가정을 키우시는 보호자님들의 로망이 있습니다. 바로 한 밥그릇으로 서로가 같이 먹는 모습이나 아니면 밥그릇을 바로 옆에 두고 서로가 먹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이 행동은 반려견들끼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사람들은 서로가 같이 식사하고 식사를 양보하는 모습에 미덕을 느끼지만 개들 사이에서 식사는 생존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특히, 반려견들 각각 먹는 속도는 다릅니다. 이 말은 빠르게 먹은 반려견이 느리게 먹는 다른 반려견의 식사를 방해할 수도 또는 빼앗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느리게 먹는 반려견 입장에서는 빠르게 먹는 반려견이 내 식사를 빼앗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다가오는 반려견을 오지 못하게 이빨을 드러낼 수도 공격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견가정에서의 식사는 서로가 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공간(켄넬을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서로가 완전히 다른 방에서 식사를 하게 하고 다 먹을 때 동안은 서로의 방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이 다견가정 사이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다견가정을 키우면 행복도 배가 되지만 그만큼 고생도 배가 된다.

 2. 간식이나 장난감은 따로따로!     

왼쪽부터 히로, 시안, 후추

반려견 동반 카페나 반려견 동반 운동장을 가시면 이런 문구를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반려견들이 싸울 수 있으니 장난감으로 놀아주지 마세요.’ ‘반려견들끼리 싸울 수 있으니 간식을 급여하지 말아주세요.’ 이는 다견가정을 키우는 집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사실 2번의 이야기는 1번과 유사합니다. 결국 반려견들끼리 한정된 ‘자원’을 두게 된다면 서로 다투게 될 위험이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1번과 유사하게 보호자님들은 반려견들끼리 서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나 내 앞에서 서로 간식을 먹는 모습에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행위가 지속된다면 반려견들끼리 서로의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자원을 빼앗으려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다견가정 사이에 다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료, 간식, 장난감 뿐만이 아니라 보호자가 반려견에게 주는 애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견가정이 살고 있는 집에서는 장난감을 다 치워버리거나 간식의 경우 1과 유사하게 서로의 공간에서 먹게 해주는 것이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언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줘야 할까요? 바로 서로가 따로 지내는 시간(보통 따로 산책을 나가서)에 다른 반려견이 없는 상태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시거나 간식을 주시면 됩니다.     



3. 각자의 사회성 키워주기! (서로 개별적인 시간 마련하기!)     


다견가정을 키우시는 보호자분들은 두 마리의 반려견을 또는 세 마리의 반려견을 무엇이든 하나로 치부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상 같이 밥을 먹거나 같이 산책을 나가거나 같이 놀아주거나 하는 식으로 무엇이든 항상 함께 하는 것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서로의 개별적인 시간 없이 항상 같이하게 된다면 하나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반려견들 사이에 의존하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관계는 먼저 있는 반려견보다는 나중에 입양된 반려견에게 발생합니다. 첫째 반려견은 보호자와 같이하는 시간이 많지만 둘째 반려견의 경우에는 보호자보다는 첫째 반려견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보호자와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닌 첫째 반려견과 의존하는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게 크게 문제가 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닙니다. 첫째 반려견의 경우 항상 따라오는 둘째 반려견의 요구에 못 이겨 거부하는 표현이 심해져 싸우게 되거나 둘째 반려견의 경우 첫째 반려견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렇기때문에 다견가정을 키우시는 분들은 얘네들은 항상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시기보다는 서로 따로따로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시간을 보내시면서 첫째 반려견은 무엇을 좋아하고 둘째 반려견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보신다면 다견가정 사이의 문제를 예방함과 동시에 보호자도 개별적으로 반려견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견가정을 키우는 것은 그저 키워야 할 반려견이 한 마리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반려견들 사이의 관계도 잘 관찰하셔야 하고 기존에 반려견에게 흔하게 하는 행위도 조금 더 신중하셔야 합니다. 그만큼 신경써야할 것이 많아지지만 이를 잘 지키고 반려견들 사이에 규칙을 만들어주시기만 한다면 누구보다 행복한 다견가정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안이는 후추에게 꽤나 의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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