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방문하지 못한 고향을 다녀왔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왜 이렇게 고향이 그리워질까?
하지만,
내 마음속 고향은 없다.
예전보다 도로는 많아지고, 넓어졌다.
예전보다 건물들이 깨끗 해가 졌다.
예전보다 타인들이 많아졌다.
초등학교에 가 보았다.
학교 건물의 현대화 되어 깨끗하다. 내 마음속 학교가 아니다.
하지만,
우직하게 학교 운동장 좌측에 있던 고목은 그대로이다.
힘없이 보이지만, 내 마음속 고목과 같다.
추억을 되새겨 보면
삐걱거리는 나무 바닥도
암모니아 가스 냄새로 가득한 재래식 화장실도
친구들과 장난치다 빠지던 작은 연못도
내가 잘 매달리니, 네가 잘 매달리니 하며 매달렸던 철봉도
이제는 없다.
깨끗한 건물, 깨끗한 화장실, 깨끗한 시설들
내 마음속 학교는 없다.
그 많던 친구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시간을 거슬러 와서 그 친구들과 놀고 싶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내 마음속 고향이 그립다.
내 마음속 친구가 그립다.
내 마음속 사랑이 그립다.
내 마음속 하늘이 그립다.
그때의 그리움이 가끔은 아주 세게 밀려온다.
이러한 것이 욕심이라고 이야기해도, 그중 고향이라도 그대로 있으면 좋겠다.
언제든지 찾아가도 그냥 내 마음속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싶다.
그리워
문뜩 앨범을 뒤적인다.
다시 그리움에 눈물을 적신다.
내 나이 만으로도 50이 되니
그리운 것이 많아졌다.
더 그리워하지 말아야 할까? 그리워해야 할까?
혹시 오늘도 나는 내일의 나에게 그리움을 주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