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도 웃으며 통화했던 친구에게서 이틀뒤 그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학부모 단체 채팅방의 이어지는 대화알림이 싫어서 카톡 알림을 꺼놓고 금요일 하루를 꼬박 보냈더니 오전 10시에 왔던 친구의 카톡을 밤 10시에나 확인할 수 있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장 의지했던 친구에게 바로 답하지 못한 나의 부주의함에 화가 나고 그녀가 너무 걱정되어 밤새 가슴이 답답했다. 혹시나 장례식장을 알 수 있을까 오늘 오전에 보낸 카톡에 그녀가 답장을 해왔다. 급하게 어플로 기차표를 예약하고 서둘러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어떤 말로 그녀를 대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직면하는 게 얼마나 사람을 패닉으로 몰고 가는지 잘 알기에 친구가 너무나 걱정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그저 안아주고 같이 울어주고 잘 보내드리고 힘내라는 위로뿐.
왜 사람은 마냥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일까 모르겠다.
힘든 일 하나를 넘기면 다음엔 더 부피가 커진 시련이 다가온다. 잠잠한 나날이 오히려 무서울 때가 있다. 다음엔 얼마나 큰 게 올까...
지금 이 순간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그냥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다.
#srt#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