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작빵창모 연재_팝업 뜻밖의 협력자

작은 빵집에서 배운 창업의 모든 것

잠실 롯데월드몰 팝업스토어 매장 운영의 중심에는 뜻밖의 협력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들이었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 중이라 시간이 허락되어 아들은 여동생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주었습니다.

“아빠, 동생의 첫 백화점 팝업이라면 당연히 도와줘야죠.”

그 말 한마디에 가족 모두의 얼굴이 환해졌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족이 함께 만든 첫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은 가족의 팀워크가 그대로 살아 있는 작은 무대였습니다. 아들이 보여준 책임감은 딸에게 큰 힘이 되었고 그 덕분에 첫 도전은 긴장 속에서도 안정되게 운영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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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잠실 팝업의 주요 상품은 거북 메론빵빵이, 휘낭시에와 추석 명절세트를 메인으로 구성했습니다. 우리가 가진 장점은 구움과자라는 차별성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명절에 걸맞은 세트 상품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보자기 포장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했습니다. 딸은 포장재를 고르기 위해 방산시장을 수차례 오갔고 보자기 색깔 하나를 정하기 위해 밤늦도록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금색이 낫지 않을까? 명절 느낌이 나잖아.”

“아니에요, 파스텔톤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한복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훨씬 고급스러울 것 같아요. 선물용이니까 품격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제품 준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딸은 매장에서 엄마와 함께 새벽부터 반죽을 시작해 하루 종일 거북 메론빵빵이와 휘낭시에를 구워냈습니다. 캐러멜 오란다, 흑임자, 현미 크런치, 깨, 그리고 신제품까지 수천 개의 휘낭시에가 쏟아져 나왔고 아내는 그 하나하나를 포장지에 정성스럽게 싸며 리본을 매만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제품들의 배송과 포장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새벽이면 매장에서 포장된 제품을 차에 싣고 잠실까지 달렸습니다. 출근길 차량에 갇혀도 뒷좌석에 실린 빵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경 쓰며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가끔은 차 안에 가득 찬 구움과자의 고소한 냄새가 저를 미소 짓게 했습니다.


아들은 제일 중요한 잠실 팝업스토어 현장 운영을 도맡았습니다. 친구들을 아르바이트로 불러 모아서 백화점 매대 설치부터 상품 진열, 고객 응대까지 마치 오래된 점장처럼 그들과 함께 침착하게 움직였습니다. 판매 현장을 지키며 손님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포장과 결제까지 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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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픈 첫날, 잠실 롯데월드몰에 팝업 매대를 차렸습니다. 진열대 위에 거북 메론빵빵이와 휘낭시에 세트를 올려놓는 순간 가슴이 뛰었습니다. 우리의 작은 가게 이름이 잠실의 백화점 몰 한복판에 걸려 있었습니다.


아들이 말하기를 첫 손님이 다가왔을 때는 손에 땀이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물하기 좋다는 말 한마디에 그 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후 손님들은 휘낭시에 선물세트를 보며 이쁘고 맛있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잠실 롯데월드몰 매장에서의 2주간 팝업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동시에 희망의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손님이 망원동에도 매장이 있는지 물었고 실제로 팝업이 끝난 뒤 매장을 찾아와 준 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온리디스베이커리라는 이름이 망원동 골목을 넘어 조금 더 멀리 퍼져나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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