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빵집에서 배운 창업의 모든 것
개인빵집으로 창업하기로 결심은 했지만 이제부터는 어디에 매장을 열 것인가가 또 다른 큰 고민이었습니다. 딸은 매일같이 발품을 팔며 10평 내외의 작은 점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저희는 처음에는 집 근처부터 시작해서 매장을 알아보다가 좀 더 상권이 큰 서대문 일대의 매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서대문 쪽 매장들은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하고, 생활 밀착형 상권이 형성된 곳이라 매력적이었지만, 동네상권 중심인지라 휘낭시에를 좋아하는 젊은 고객들의 발걸음이 얼마나 이어질지 확신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마포구 연남동 주변을 보러 갔습니다. 개성 있는 가게들이 즐비했고 젊은 고객들도 많았지만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워보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카페나 빵집보다는 일반음식점과 술집들이 더 많아서 빵집을 오픈하기에는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합정 근처도 둘러봤지만 상대적으로 대형 프랜차이즈의 점유율이 너무 높아보여 소규모 창업가가 자리잡기에는 부담이 커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발걸음을 옮긴 곳이 망원동, 망리단길이었습니다.
처음 망원동 망리단길 골목에 들어섰을 때 이전에 보았던 상권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망원에는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들이 많았고, 그곳에서는 신선하게 갓 구운 빵 냄새가 바람을 타고 섞여 있었으며 작은 카페 앞 테라스에는 청년들이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골목마다 독특한 간판과 인테리어로 만들어진 다양한 매장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고 저녁 무렵 노을이 건물 사이로 비칠 때는 마치 지역 축제의 현장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곳은 다른 곳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망원시장이 주변에 있어서 매일 유동인구가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보다는 소품샵, 음식점, 커피숍, 빵집 등 작은 가게들이 골목골목에 들어서 있었고,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며 활발하게 상권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딸은 골목을 걸으며 말했습니다.
“아빠, 여기는 내가 해볼 만한 곳 같아. 손님들이 프랜차이즈보다 개성 있는 가게를 더 찾는 분위기야.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골목에선 나도 내 색깔을 낼 수 있을 것 같아.”
오빠와 함께 망원동을 매일같이 다녀오던 딸은 그로부터 몇주 후 저에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아빠, 망원동 망리단길에 가게 자리가 나왔어. 여기 망원동 골목은 분위기가 따뜻해. 난 그게 좋아. 이곳이 나와 맞을 것 같아.”
딸은 단순히 가게를 열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신만의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세워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아빠, 그리고 여기서는 사람들이 프랜차이즈보다 작은 가게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개성이 있고 직접 만든 걸 내세우는 곳이 많아.”
실제로 지나가는 사람들은 큰 브랜드보다는 작은 카페와 빵집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메뉴판을 들여다보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이웃 가게 사장님들도 서로 인사를 건네며 활기가 넘쳤습니다.
결국 망리단길은 온리디스베이커리가 첫 뿌리를 내릴 장소로 선택되었습니다.
그 순간의 선택은 단순히 상권 분석의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갓 구운 빵 냄새, 골목을 채운 웃음소리, 서로를 응원하는 이웃의 인사 속에서 온리디스베이커리와 망리단길의 인연은 이미 예정된 운명처럼 시작되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