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영환 May 06. 2024

상자 속 우주

세상은 '가짜'일까용? / 우주 시물레이션


 우주 시뮬레이션을 다룬 작품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혹시 '가짜'가 아닐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릴 적에는 '세상이 실제로는 시뮬레이션이 아닐까' 또는 '내가 식물인간인데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생각은 성인이 되어 예술가 또는 물리학자가 아니라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최근에 일론 머스크가 세상이 진짜일 확률은 10억 분의 1밖에 안된다고 언급함으로써, 우주 시뮬레이션 이론은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저자는 영국의 우주학자이며, 시스템 물리학자로 머스크가 언급하기 전부터  '우리는 누군가 만든 시뮬레이션 세상 속에 살아간다'라는 가설을 제기했다.


https://youtube.com/shorts/-iccMeHrS_Y?si=NryC9YWFft8i9ro5



 대학 물리로 들었던 양자역학은 처음에는 이해가 가는 듯했지만, 깊게 들어갈수록 머리가 아팠다. 교수님이 내준 과제는 항상 '아하'에서 시작해서????로 바뀌고, 도중에 친구들과 롤 하러 가곤 했다. 과장하자면, 마치 조현병 초기 증세를 느끼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이 책은 양자역학과 관련된 우주를 이론물리학이 아닌 시뮬레이션 물리학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롭고 독특한 시각이다. 시뮬레이션 물리학은 각종 실험 결과를 컴퓨터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학문이다.


 제목인 <상자 속의 우주>에서 '상자'는 컴퓨터를 의미할 수도 있고, 양자역학에서 설명을 돕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상자'로도 해석될 수 있다.







컴퓨터 속의 우주. 양자역학 속의 우주


 양자역학의 등장으로 과거 물리 이론은 고전물리학으로 분류됐다. 고전 물리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정확한 과학'으로 인정 받았다.


반면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양자역학은 세상의 모든 사물과 생명체는 입자와 파동을 가진다고 했으며, 모두 무작위성과 확률의 영역에 존재한다고 했다. 즉, 불확정성과 불규칙성에 중점을 둔 양자역학은 이중 슬릿 실험을 뒷받침하여 입증하곤 했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는 찬성파와 반대파가 등장했고 갈등이 생겼다.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또는 우리가 달을 보기 전에는 달이 그럼 존재하지 않는 거냐?"라며 양자역학의 무작위성을 부정했고, 슈뢰딩거는 '고양이 상자' 실험으로 반대 논문을 발표했다. 



양자 컴퓨터 / 이중 슬릿 실험


 2022년에는 3명의 물리학자들이 다양한 실험 결과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며, 아인슈타인의 반대 주장이 결국 틀렸음을 입증했다. 양자역학은 정설로서 인정받았다.


 간단한 예를 들면, 우리는 스타크래프트에서 랜덤 종족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내가 관측할 때, 비로소 종족이 결정된다. 동시에 상대의 종족도 결정된다.






이를 풀어 설명하자면,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이 있다.


 중첩은 0과 1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개념이다. 사진을 촬영할 때(관측)마다 0 또는 1로만 결정된다는 의미로, 아래 그림과 관측되는 순간, 빨강 또는 파랑, 0 또는 1로만 나타난다. 0~1사이 또는 보라색의 값을 가질 수 없다.


 0 or 1로 해석되는 디지털 컴퓨터는 중첩 이론을 적용하여 양자컴퓨터로 발전이 가능해졌으며, 데이터 처리 속도는 차원이 다르게 빨라졌다. 또한 우주를 1개의 우주가 아닌 다중 우주 이론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양자 중첩 / 얽힘


양자 얽힘은 두 개체 간의 상호 연결을 나타내며, 한쪽에서 정보가 결정되면 다른 쪽도 즉시 결정된다는 의미다. 이는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동일한 결과를 보여준다.


 빛의 속도는 목성에서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43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목성에서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공의 색깔을 알 수 없지만, 상자를 열자마자 목성에서의 공의 색깔과 지구에서의 공의 색깔이 동시에 정해지는 것이 관찰된다. 이는 빛보다 빠르며, 공간을 초월한 상호작용 원리로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관측되기 전에는 불확정성으로 아무것도 알 수 없으나, 관측되는 순간에 정보가 정해지며, 상호작용한다.'


 양자역학이 입증되면서, 일부 물리학자들은 평생을 연구해온 이론이 부정당하자 의욕을 잃고 자살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그리고 몇몇 물리학자는 큰 고민에 빠지며, 새로운 가설을 세웠다.



가상의 캐릭터와 현실의 우리는 너무나 흡사하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누군가 만든 시뮬레이션이지 않을까?'



해상도


 일론 머스크는 대중에 출시되지 않은 VR(비전 프로)은 이미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앞으로 더 나아가면, 높은 해상도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가상과 현실을 전혀 구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이 누군가 만든 시뮬레이션이라고 해도 인지할 수 없다.


양자역학의 원리


 양자역학의 원리와 게임의 렌더링은 유사한 점이 많다. 양자역학에서 관측되는 순간, 정보가 결정된다는 원리는 게임에서 캐릭터가 움직이는 시야에 따라 렌더링 되는 현상과 같다. 관측되는 영역 외의 바깥세상이 불확정성이라는 개념은 역학과 게임에서 동일한 조건이다.


 게임에서 캐릭터가 초당 일정 속도(FPS) 이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제한이 있다. 이는 우리가 빛의 속도를 초과할 수 없다는 원리와 같이, 동일한 제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캐릭터와 사람의 움직임은 매우 흡사하다.


인공지능


 고도화된 인공지능은 자신이 컴퓨터인지 알지 못한다고 한다. 덜 발달된 인공지능인 Chat gpt에 페르소나를 계속 부여해도 결과는 같았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AI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시뮬레이션 속의 NPC에 불과하나, 의식을 가진 생명체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수'라는 페르소나를 강하게 부여한 chat gpt가 하는 말




세상이 진짜인지는 아무도 알 수없다.



 물리학자들 사이에서는 이에 반박하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 존재가 현실임을 증명할 수 있는 논리도 없다.


심지어 양자역학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물리학자도 없다.


그들은 "양자역학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새빨간 거짓말이다"라고 말했음에도 현재는 컴퓨터, 통신, 반도체 및 나노 기술, 스마트폰 OLED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는 또 이해가 안 되는 양자역학을 보는 듯하다.


 '우리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호기심은 풀리지 않았다. 여전히 미스테리한 영역으로 남아있다. 세상을 끊임없는 연구하는 물리학자와 우주학자들은 결국, 신을 믿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아인슈타인 "세상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말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글을 읽어보니, 이것도 양자역학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