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의 뼈저린 반성문
“이번에 놓치면 평생 후회합니다.”
그 한 문장이 제 인생의 차트를 뒤집어 놓을 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처음 코인에 발을 들인 건 단순한 호기심이었습니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 “주식보다 코인이 더 짭짤하다더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
그 말이 이상하게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유튜브 추천 영상이 제 앞에 떡하니 나타났습니다.
썸네일 속 불타는 글씨, 단호한 목소리, 화려한 차트.
“여기서 반등 나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그 말이 어쩐지 세상에서 나만 알아야 할 비밀 같았습니다.
심장이 빨라지고, 손끝이 간질거렸습니다.
클릭, 그리고 매수.
그렇게 제 첫 코인 투자는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모든 게 순조로웠습니다.
영상에서 추천한 코인을 사자 하루 만에 4.5% 수익.
작은 숫자였지만, 제 머릿속은 이미 계산기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만 하면 한 달에 150%, 1년에 적어도 10배는 가능하잖아?’
달콤한 상상 속에서 저는 이미 미래의 부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매일 밤낮없이 유튜브를 붙잡고 살았습니다.
영상을 멈췄다 되감고, 손에 쥔 메모장에 코인 이름과 매수가를 빽빽하게 적었습니다.
마치 공부하는 투자자라도 된 듯 뿌듯했습니다.
그때의 저는 몰랐습니다.
그 ‘공부’가 사실은 남이 만든 이야기 속에서 길을 잃는 첫걸음이었다는 걸.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또다시 자극적인 제목이 저를 불러세웠습니다.
“역대급 호재, 오늘 밤까지 매수하세요! 다시는 매수 기회 안옵니다.!”
망설임은 1초도 없었습니다.
‘놓치면 안 돼.’
하지만 그날 저녁, 제 화면은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10%이상 찍혀 있었습니다.
심장이 조여오고, 손바닥에 땀이 났습니다.
또 어떤 날은 “곧 대폭락 옵니다”라는 경고에 겁이 나서 급히 팔았습니다.
그 다음 날, 그 코인은 15%나 올랐습니다.
그 순간 느꼈던 허탈감과 분노.
‘도대체 왜 이렇게 되는 거지?’
화면 속 유튜버는 여전히 자신만만했지만, 제 계좌는 갈수록 초라해졌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유튜브는 투자 조언 플랫폼이 아니라, 콘텐츠 장사 플랫폼이라는 것을요.
그들의 목표는 제 수익이 아니라 조회수, 구독자, 그리고 광고 수익입니다.
사람들의 클릭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차분한 사실보다 극단적인 전망이 더 잘 팔립니다.
“10배 간다”와 “폭락한다”는 양극단의 말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보의 속도’ 함정에도 걸려 있었습니다.
유튜브에 뜨는 호재·악재 뉴스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거래량이 적은 알트코인일수록, 영상이 공개되기 전에 누군가는 이미 매수를 마쳤고,
영상이 뜨면 그들에게는 완벽한 매도 타이밍이 됩니다.
저는 늘 그 파티에 가장 늦게 도착하는 손님이었죠.
잔칫상은 이미 치워진 뒤였습니다.
더 무서운 건 알고리즘의 덫이었습니다.
한 번 “이 코인 오른다”는 영상을 클릭하니, 이후부터는 비슷한 영상만 줄줄이 추천됐습니다.
부정적인 전망이나 리스크에 대한 경고는 점점 사라졌습니다.
저는 확신에 차 있었지만, 사실은 편향된 세상 속에서 갇혀 있었던 겁니다.
그 모든 시행착오 끝에, 제가 얻은 교훈은 이렇습니다.
유튜브 정보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영상의 시차를 고려하라. 시장은 이미 움직였을 수 있다.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라. 거래량, 가격, 온체인 지표를 보라.
매수·매도 기준은 스스로 세워라. 남의 확신을 빌리면, 남의 손실도 함께 빌려오게 된다.
반대 의견도 일부러 찾아 들어라. 균형 잡힌 시야가 결국 손실을 줄인다.
이제 저는 유튜브 영상을 보더라도, 내 분석데이타를 확인하는 ‘확인용’으로만 씁니다.
영상을 본 뒤 바로 거래소 앱을 켜기보다, 제 차트를 열어보고, 제 기준을 다시 검토합니다.
남이 주는 확신은 빠르고 달콤하지만, 그 대가는 쓰디씁니다.
저는 이제 알겠습니다.
시장에 들어가는 타이밍은, 남이 아니라 오직 내가 정해야 한다는 걸.
그리고 그 선택이야말로, 초보에서 투자자로 가는 첫 걸음이라는 거죠.
절대 유튜브의 말만 믿고 조급히 서두르지 마세요. 절대 !!
물론 본인의 이름을 걸고 소식을 전하는 몇몇의 유익한 유튜브 영상도 있습니다.
물론 아주 적은 채널 수 이지만, 보다 보면 판별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