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 살아가기 [01]
디자인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생각 할 즈음, 대부분 한번즘은 고민해보는 것이 에이전시에서 성장할 것인가 혹은 인하우스에서 성장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일것이다.
나 역시 이러한 고민속에서 막학기를 보냈다. 사실 이러한 고민은 그 둘의 태생적 차이와 내가 무엇을 더 잘하고, 어떠한 업무역량에 특화 되어있는지를 조금만 들여다 본다면, 다소 그 고민의 무게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에이전시의 역할은 '기업이 처한 디자인적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다. 즉 기업의 아웃소싱이라는 방식으로 그 둘의 관계가 성립된다. 이런 태생적인 환경으로 에이전시는 자사가 특화된 디자인적 분야(Consulting, Identity Solution, AD, UXUI etc...)에 포커스를 맞춰 디자인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이렇기에 디자이너는 시각 경험적 디자인 역량을 단단하고 풍부하게 키워 갈 수가있다. 물론, 가장 제너럴하고 평균적인 관점이다. 에이전시의 규모와 기업의 수주를 받는 회사 역량과 상황에 따라 나의 성장은 더딜 수도 빠를 수도 있다.
반면, 인하우스 디자이너의 상황은 다소 다르다. 자체적인 유·무형의 서비스를 가지고, 자생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기업은 세분화된 업무와 다양한 파트 직군으로 조직화 되어있다. 이들은 다양한 톱니바퀴로 그 덩치에 걸맞게 굴러가는 조직이기에 디자이너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필수적이다. 기업 속에서의 디자이너는 주로 기획자, 마케터, 프로그램 개발자 등과 왕성한 커뮤니이션을 주고 받는다. 더욱이 디자인 에이전시가 아니기에 크리에이티브함보다는 기업내 디자인 전반(브랜딩 뿐만아니라 경우에 따라 UX/UI 업무도 처리한다)의 업무의 조율과 디렉팅에 대한 업무 역량이 중요해진다. 부서간 조율 그리고 외주의 대한 디렉팅 그리고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감리·감독의 능력을 키울 수가 있다.
디자이너로서 성장하는 것에 대한 각 환경의 상대적 장단점을 정리를 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디자인 에이전시 장점
1) 크리에이티브함을 발산할 수있다
2) 담당한 디자인 파트에 대해 전문성을 키울 수있다. (포폴을 단단하게 쌓아갈 수 있다)
3) 다양한 디자인 이슈거리를 접할 수있다. (디자인적 사고 확장이 가능하다)
디자인 에이전시 단점
1) 기업과의 수주관계가 대등하지 못할 수록(갑을 관계가 뚜렷할수록) 의견 피력이 약하다.
2) 외주업체라는 태생적 한계로 야근을 피할수가 없다.
3) 대체로 신입의 초봉수준이 매우 낮다.
인하우스 장점
1) 안정적인 근무 환경과 안정적인 초봉
2) 디자인 업무의 디렉팅 및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키울 수있다.
3) 디자인 외적인 분야에 대해 안목이 커질 수있다.
인하우스 단점
1) 한정적인 디자인 업무로 항상 크리에이티브 작업에 대한 갈증이 있다.
2) 폭 넓은 업무 디렉팅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있다. (내성적이거나 디렉팅 역량이 부족하다면)
3) 디자인 직무라는 근본적 특수성으로 진급의 어려움이 있을 수있다. (경영진, 임원진 등으로의 진급시)
그러나 갈수록 에이전시와 인하우스의 경계가 모호해져간다
시대와 시장이 변해가고있다. 기업의 온디멘드적 경영체제, 개인창업의 활성화, 에이전시의 자체 서비스 사업 다각화 등으로 에이전시와 인하우스의 경계가 모호해져가고 있다. 그 경계의 모호성으로 인해 내부 디자인 직무의 변화는 가히 당연하다. 한마디로 기업 내 디자이너와 에이전시 디자이너 사이의 직무적 역량 및 경험의 차이는 더욱 줄어들 것이고, 이런 변화 속에서 디자이너는 앞선 두 환경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더 세밀하게 내가 성장하고자 하는 곳의 비전과 환경을 더욱 면밀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