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딧 Dec 24. 2017

브랜드 디자이너란 무엇일까?

왓더 브랜딩 [01]

누구나 한번은 생각해 보지만, 깊이 있게 들여다 보기란 참 쉽지 않은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와 같이 본질적이지만 진부한 질문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브랜드 디자이너로 밥 벌이를 하려 한다면, 그래도 한번은 정리를 해볼만한 질문이기에 주변 디자이너들의 생각과 개인의 경험들을 아울러 종합해 보았다.    


시대가 변하면서 브랜드 디자이너를 명명하는 단어와 수식어가 다양해져 가고 있다. '브랜드 디자이너'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 'BX 디자이너' 'BI 경험 설계 디자이너' 등등. 사실 단어의 수식어만 바꼈을 뿐, 브랜드의 본질적 의미와 목적은 변한게 없다. '소비자(사용자) 기억에 남기는 일을 하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인식의 싸움은 우리 존재의 이유다.

매년 국내에서만 기업 CI 부터 식음료, 화장품 패키지까지 크고 작은 2.5만여개의 브랜드가 생겨난다. 이 중 약 45%는 1년도 채 안되 사장되며, 남은 브랜드의 약 10%만이 3년 고비(Death Valley)를 넘어 소비자 인식에 파고든다. 현재 우리는 가히 브랜드 과잉속에서 살아간다고 할 수있다. 이런 브랜드 홍수속에서 브랜드 디자이너는 치열한 '인식의 싸움'을 시작한다. 결국, 수많은 경쟁 브랜드속에서 차별된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져야 하는 셈이다. 이러한 인식의 싸움속에서 브랜드 디자이너의 생명력은 유지되고, 존재의 이유를 확신해간다.


첫 화두의 답은 나왔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인식의 싸움에서 승리할 것인가?  이 시장이란 싸움판은 철저한 준비와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도, 수 많은 시장 변곡점들로 인해 성공하기가 참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경쟁브랜드 사이에서 소비자들에게 단 1초라도 생각의 여지를 준다면, 이 치열한 인식의 싸움터에서 유리한 고지를 우선 점령할 수있을 것이다. 그 경쟁자가 다윗과 골리앗의 골리앗같은 기업 브랜드일지라도 말이다.


소비자 마인드 쉐어의 3가지 마법

필자가 학부시절부터 즐겨 쓰는 3가지 브랜딩 툴이있다. 이는 현업에서도 아주 요긴하게 쓰여, 후배들에게 술자리에서 종종 하는 말이기도 하다.  


1) 정중동 동중정(動中靜 靜中動)의 법칙 _차별된 포지셔닝 전략

한국 전통 춤사위중에 정중동 동중정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고요함 속에 움직임이자 움직임 속에 고요함이라는 뜻인데, 실제도 불교무용 영남바라춤 공연을 보자면 승려들의 화려한 군무속에 고요한 춤사위를 벌이는 한 승의 모습, 또 그반대의 연출은 가히 몰입과 주목을 자아낸다. 브랜드도 이와 같은 이치에 있다. 결국 차별된 포지셔닝 전략을 꾸준히 소비자에게 전사하는 것이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베스킨 라빈스는 여름이 아닌 겨울에 집중적인 광고와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박카스는 처음 일반 소매점이 아닌 약국에서만 판매했다" 현재 모두 확고한 브랜드 포지션을 갖추고 있는 브랜드이다. 확고한 브랜드 포지션의 위력은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경쟁 브랜드 사이에서 더 빛을 발할 것이다.


2) 사용자 경험을 읽은 실용성

브랜드 경험의 3단계는 인지-사용-기억의 순서이다. 이는 사용의 단계에서 불편과 편의등을 경험하고, 그 경험은 브랜드를 어떻게 기억하는가의 단계로 매듭짓는다. 예를 들어 올리브유 제품을 생각해보자. 보편적으로 올리브유는 간단한 튀김요리에 많이들 사용하지만, 임산부나 다이어트를 하는 사용자들은 샐러드 드레싱으로도 활용하여 먹는다. 이를 캐치한 A사는 깔끔마개를 장착하여, 양 조절을 미세하고 쉽게 사용할 수있도록 만들었다. 작은 차이일지 모르나 실재로 사용해 본다면 한번에 쏟아지지 않아 매우 편리하다. 이를 경험한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번 더 기억 할 것이다. 그 기억은 재구매로 연결된다.


3) 유머니즘의 미학

아재개그를 듣고 잠자리에 생각나 실소를 머금은 경험이 있는가? 내 이름을 친절하게 불러 주문을 알려주는 스타벅스의 서비스를 경험해 본적이 있는가?  두 경험은 유머와 휴머니즘이라는 키워드를 내포한다. 이 둘을 합친 용어를 유머니즘이라 한다. 유머니즘은 따스하고, 가슴으로 기억하게 하는 마법의 툴이다. 흔히 감성 마케팅으로 불리는 이것은 인간미를 잃어가고 인터넷 정보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에서 반드시 갖춰야할 미덕이기도 하다. 광고 전략에서 3B 전략이라는 말이 있다. Baby(아기)/Beast(동물)/Beauty(미녀)는 광고에 쓰여졌을 때 절대 실패보지 않는 전략이기에 아주 빈번하게 쓰이며, 이는 유머니즘을 가장 충실히 내포한 전략이다.


앞선 세가지 브랜딩 툴이 절대적인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기억하게 할지 막막하거나 고민하는 이라면, 한번쯤 써볼만한 마법의 라면스프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