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지식인들로부터 일본의 미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하라타 나고야 대학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4월 10일 자 "WEDGE Infinity"에 "일본은 왜 한국보다 가난해졌는가?"라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국제적으로 개인의 실질 생활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풍요로움의 지표'는 PPP 기준 1인당 GDP인데, 일본은 '풍요로움의 지표'에서 한국보다 가난해진 상태"라면서 "선진국 중 일본의 생산성이 낮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는데, 생산성이 낮다는 것은 실질 소득이 낮다는 의미이며 다시 말해, 가난하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1980년대까지 다른 나라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1990년대부터 정체하기 시작해 선진국의 최저 수준을 겨우 유지해오고 있다"면서 "일본이 뒤떨어진 이유는 "캐치업(Catch Up)"전략으로 선진국이 된 일본이 이제는 (일본만의) 독자성과 독창성으로 성장해야 한다' 잘못된 논리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자만에 빠져 '독자적인 일본식 성장 전략'을 만든다는 명목 아래, 배타적인 태도로 외국의 뛰어난 사례를 배우려는 자세를 버렸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공감하는 것은 하라타 교수가 주장하는 해법이다. "현재 일본에 필요한 것은 일본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른 나라의 뛰어남 점을 배우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PPP 기준 GDP를 놓고 보면, 싱가포르가 미국을 제치고 1위이다. 9만 7천 불이다. 미국은 6만 2천 불. 흥미로운 것은 홍콩이다. 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따라잡은 다음, 지금은 정체기에 있다. 다만 홍콩의 평균수명은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1위이다. 이들의 PPP 기준 1인당 GDP를 단순히 중국 파워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홍콩과 대만, 그리고 한국 등 아시아 강소 대국의 성장 전략에 대해서도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 하라타 교수의 주장이다.
하라타 교수는 일본 경제기획청 출신으로 이후, 일본 재무성 산하 재무종합정책 연구소를 거쳤고, 지난해 3월까지 일본의 기준 금리 등 통화 정책을 심의/결정하는 일본은행(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역임한 정통 관료이다.
https://wedge.ismedia.jp/articles/-/22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