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열심히 산다. 어릴 때부터 그런 교육을 받아와서 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사에 열심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자기 계발도 열심히 하고, 심지어 사랑도 치열하게 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무의식적으로 입에 붙는 이유 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간바리마스(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타인에게 나의 의지를 어필하고 동시에 자기 최면과 같은 효과가 있다. 물론 의도는 좋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니 싫어할 리 없다. 그러나, 나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겠다는 말에는 "내가 당신을 위해서"라는 뜻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상사나, 부모님과 같이 "당신(YOU)"를 위해 내가 열심히 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할 때 무의식적으로 사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반드시 좋은 표현은 아니다. 2등과 3등에게는 어울리는 표현이지만, 1등에게 어울리는 표현은 아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개인보다는 조직에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든"으로 유명한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효율적인 노동자는 하루를 일거리로 가득 채우지 않으며, 편안함과 느긋함에 둘러싸여 일한다.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지 않는다.”
매일 지칠 만큼 일하고 있다면 이는 절대 자랑거리가 아니다. 더 나은 성과를 위해, 무엇보다도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일하는 방식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몸이 부서질 만큼 열심히 일하고, 결과는 없더라도 오늘 하루 수고했다는 자기 위로로 하루를 버티는 그런 삶은 행복하지 않다.
중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오래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마치고자 한다. 이 이야기는 도자기를 만드는 도예가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아름답게 빛나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유약을 완성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인생의 말년, 그는 의미 있는 삶이 끝났다고 판단하고 그는 도자기 굽는 가마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그는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 그 다음 날 그의 제자가 가마를 열고 그릇들을 꺼내온다. 그릇들은 생전 처음 보는 환상적인 유약이 발라져 있었다. 그러나 그 도예가는 이미 사라졌다.
이는 좋은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나쁜 이야기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