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Business Briefing / 2022.07.05 / Issue No. 139 / by YM
<편견과 한계 넘어서기 - 수학천재자의 조언>
○ 수포자였지만 세계적 수학자가 됐어요. 결국 수학 머리는 타고나는 건가요.
“그런 면이 없진 않겠지만 수학은 다른 학문에 비해 능력 편차가 크진 않다고 봐요. 능력 차이라기보다는 ‘취향의 밀도’ 차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이걸 사랑한다는 강렬한 끌림을 느끼는 사람이 그 분야를 특화해 계발하는 과정에서 천재가 된다고 생각해요.”
○ 당신의 어린 시절은 어떤 함수에 있었는지요.
“운이 좋은 편이라 생각해요. 부모님이 바빠도 매일 저녁 같이 산책하고 주말엔 영화 보러 가주셨어요. 예측 가능한 일상을 만들어 주셨기에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 덕에 수학처럼 추상적인 학문에 관심 둘 수 있었다고 봐요.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순수 학문을 하기가 아무래도 어려워요.”
○ 수학의 매력이 뭘까요.
“정치나 다른 분야에선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나눠도 서로 소통이 안 되면 내가 사는 섬과 상대가 사는 섬의 거리를 좁힐 수 없어요. 수학은 답을 찾는 데 걸리는 시간과 방향은 사람마다 달라도 도달하는 정답은 하나예요. 내 의견을 설득하려고 언성 높일 필요도 없고요. 충분히 시간만 있으면 서로 한 치 어긋남 없이 완벽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의견 대립하다가 지치면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어물쩍 결론 내려버리는 세상에선 더 의미가 있죠.”
○ 호암상 수상 소감에서 “나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 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설책처럼 한 번 읽어 바로 이해되면 좋으련만 수학자도 누군가 정리한 이론을 이해하기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 사람의 논리 사슬을 따라가야 하는데 내가 이미 만든 틀로 이해하려 들기 때문이죠. 그걸 편견이라 표현했어요. 사람의 두뇌는 천천히 생각하기를 잘 못 합니다. 어떤 정보를 주면 1초 만에 이런 걸 거야 하고 큰 그림을 그려 버려요. 상대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자기 나름의 파악을 끝내버리죠. 정교한 소통이 필요한 경우엔 큰 약점이 됩니다.”
○ 일상에서도 편견을 두지 않으려고 노력하나요?
“상대 말에 반발심이 생겨도 성급하게 결론으로 뛰어가지 말자고 마음 다잡습니다. 나중에 한 수 한 수 복기해 보면 내 편견이나 암묵적 가정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걸 아니까요.” 자기 확신에 찬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을 향한 뼈 있는 일침 같다. 수학을 연구하다가 인생을 통달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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