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고민하지 말고 실력을 키우자.
잭 웰치 GE 전 회장은 "자기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서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며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요소로서 전략적 제휴를 강조한다.
개인 사업을 하거나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순 코웍(co-work) 수준을 넘어서
전략적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합작회사(Joint Venture)를 설립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하기도 한다. 결국, 이들 파트너와 "관계"를 어떻게 맺어갈지가 중요하다. 그동안의 해외근무를 돌이켜 보면서, 가장 많이 고민했고, 투자도 많이 했던 "관계"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한다.
첫 번째는 중동/아프리카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 파트너사와의 "관계"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아직까지 "독점계약"이라는 사업 형태도 일부 남아 있다. 따라서, 해당 국가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Right Local Partner'를 개발해서, 전략적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 파트너가 영업일선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vendor (principle)는 제품과 서비스(기술지원) 그리고 마케팅 활동을 지원한다. 문제는 파트너사와의 관계인데, 짧게는 5~10년, 길게는 40~50년 이상 관계가
계속되다 보니, 파트너사의 영업사원이 vendor의 브랜드가 찍힌 명함을 사용하거나, vendor를 직접 대변해서 영업활동을 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Brand management 관점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사업을 위한 의사결정이다)
경기가 좋고, 사업이 잘 될 때는 양사 모두 Happy 하지만, 불황에 들어서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골치 아픈
갈등이 생긴다. 가능한 타협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최악의 경우, 특히 사안에 따라서 지나치게
감정적이 될 경우, 계약서 문구를 들쳐 보는 경우도 생긴다.
아무래도 힘의 논리, 즉 누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결론이 정해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대부분
힘이 없는 쪽에서는 주로 북한이 사용하는 벼랑 끝 전술을 쓸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조금 더 가진 쪽에서
양보를 해야만 타협이 되는 대부분이다. 밀어붙여서 상대방의 책임으로 전가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윈윈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파트너를 교체하거나, 다원화할 경우다. 기존 파트너사들은 극도로 감정적이 된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long-term 파트너로서 최우선적인 대우와 동시에 그에 걸맞은 감정적 어루만짐을 요구한다. 혹시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면, 관계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시장은 변하고 새로운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더 능력 있는 파트너와의 협업은 필수다.
별거와 이혼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하다. 깨끗하게 정리하고 헤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두 번째는 단순 파트너십에 기반한 업무협력을 넘어서, 법적으로 연결된 합작회사의 사례이다.
합작회사라면 최초 취지에 맞게 양사 간 시너지를 내면서 잘 굴러갈 것 같지만, 각자 모회사의 입장과
이익을 위해 합작회사 구성원 간 알력싸움과 갈등이 빈번하다.
때로는 사업에 대한 건강한 대화보다, 양사 간 의견 및 방향성 조율/정리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물론 정기적인 Borad미팅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방향성을 설정해 나가지만, 장기 미해결 과제를 떠앉고
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사 합작회사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다. 모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이익을 지키기 위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대화에 있어서는 논리적인 명분과 감정을 아우르는 섬세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동시에 할 말은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상대적으로 업무 레벨이 높고, 까다롭다.
감정 컨트롤 필요하며, 때로는 극도의 고독과 외로움이 찾아와도 극복할 수 있는 멘탈 관리가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중동 파트너사와 동일하게 합작회사의 경우도, 사업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가 주요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준다. 또한, 양사 Top 간의 케미와 호흡 또한 중요하다. 합작회사 실무진들은 모회사의 이익을 위해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하며, Board 미팅까지 사안을 끌고 간다. pending issue는 해결이 쉽게 되지 않는다.
지루한 싸움이 된다. 이것을 참고, 다시 협상해 나가야 참을성과 끈기도 필요하다. 오히려 합작회사 구성원들 간의 협의/네고가 훨씬 더 tough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 일까?
앞의 두 가지 사례에서 보았듯이, 사업형태를 떠나서 근본 (fundemental)은 동일하다. 함께 협력하고
시너지를 내야 한다. 서로 윈윈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트너와 "관계" 맺음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개인과 개인 혹은 개인과 회사의 "느슨한 관계"가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이 축이 된다. 같은 취미나 뜻을 가진 사람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소통하거나, 프리랜서들이 모여 회사라는 틀 밖에서 큰 프로젝트를 함께 해내는 모습은 이미 당연한 일이 되었다.
우리는 회사에서 형, 동생 하면서 가족과 친구를 만든다. 그러나 회사는 냉정한 곳이다. 학교나 유치원이
아니다. 친구는 회사 밖에서 만들면 되는 것이다. 특히 사업에 있어서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상호 간에 "이익"이 되지 않으면 그 "관계"는 종료될 수 도 있고,
"이익"이 있다면 불편하지만, "관계"는 지속된다.
예전 직장 선배가 "고객 구매담당자와 담배 한대 피우면서 50만 불 재고를 한방에 정리했다"는 전설은
더 이상 없다. 외국에서 온 손님의 "접대"를 위해 위해 꼭 무전기를 들고뛰지 않아도 된다.
시대가 바뀐 것이다.
상호 간 "공감"과 "신뢰"할 수 있는 기본적인 관계 구축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러나 관계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사업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즉 이를 논리적으로 대변해 낼 수 있는 개인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다. 실력은 향기를 풍긴다. 따라서 그 향기를 맡고 사람들이 모여든다. 여기에 강력한
멘탈 근육은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게 도와준다.
당신은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불편함을 감지했을 때 혹은 특정 사안을 놓고 타협하기가 어려울 때,
대부분 파트너와 개인적 "관계"를 먼저 되돌아볼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아닌 회사와 회사의 "관계"이다. 회사는 이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관계"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
"관계"로 인해 너무나 고민하고, 눈치 보고, 고민하지 말자. 어차피 관계는 상대적인 것이라서 일반적인 구애는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감정 소모는 최소한을 줄이자.
아직 속도는 느리지만, 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예전과 같은 "형님 영업"은 더 이상 없다.
통하지도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당신의 사업 구조도 플랫폼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느슨한
관계"로 변화해 갈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지탱해왔던 "관계"중심의 사회구조에서 "실력"중심으로 우리 자신의 개발방향을 바꿔 나가야 한다. 40세만 넘어서면 자기 계발은 뒤로 하고, 인맥 만들기에만 집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골프에 열광하는 이유도 인맥 만들기 때문 아닐까? 이제는 100세 시대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 더 자기 계발과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