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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M Sep 19. 2020

온라인 전시회 성공하는 방법

IFA 2020을 되돌아보며...

지난 9월 IFA 2020이 독일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는 여러모로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 대형 전시회를 진행할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행사 자체만을 놓고 보면 예년에 비해 흥행에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로 인해 전시장 방문자수를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함으로써 오프라인 참가자와 기업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세계 50여 개국, 1,800여 개 기업 참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감소한 것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나 인텔 등 단골 기업들이 불참한 것도 타격이 있었다.   


그러나 IFA2020이 온택트 전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보는 시작이 있다.  최초로 대규모 국제 전시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이원화하여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가 앞으로 진행될 대규모 국제 전시회나 행사에 일정 부분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있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개선해야 하고, 오프라인 행사에 글로벌 기업들을 어떠한 형태로 유치해야 할지가 관건이다.





앞으로 글로벌 규모의 전시회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탈바꿈될 것


이번 IFA2020의 가장 큰 특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원화했다는 것이다.  두 가지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상호 간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시너지를 만들어 내려했다.  결론적으로 놓고 보면, 온라인은 대다수 긍정적인 평가와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LG전자이다.  LG전자는 '가상 전시관'을 만들었다.  '가상 전시관'은 LG전자가 2015년부터 매년 전시관을 꾸며온 메시 베를린 18홀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또한 PC나 모바일로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었다.  콘텐츠는 한국어, 영어, 독일어 등 여러 언어를 지원함을 물론이고,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마이크로 사이트에서 웹 버전에 접속해 바로 관람할 수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IFA에 불참하는 대신 유럽을 중심으로 하반기 주요 신제품을 소개하는 버추얼 프레스 콘퍼런스 '멈추지 않는 삶(Life Unstoppable)'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영상을 통해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삼성전자의 가상 전시관이 모습을 일부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이 콘퍼런스에 소개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온라인 가상 전시관을 마련하고 버추얼 투어도 진행했다.  



이 두 업체가 주도한 온라인 전시회는 '3D 가상전시관 운영'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집, 일상 그리고 연결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거주공간'을 미래의 트렌드로 제시한 것이 공통점이다.  앞으로 글로벌 테크업체 들의 전략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IFA2020 기조연설에서는 한국과 독일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세션도 진행됐다.  LG 전자 CTO 박일평 사장은 한국에서 '씽큐 폼'을 직접 소개했다.  씽큐 홈은 LG전자가 경기도 판교신도시에 조성한 실제 공간이다.  한국과 독일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국경과 시간을 무색하게 한 이러한 시도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게임엔진 기술 활용해 가상전시관 제작…"게임엔진 협업 영역 넓어져"


이번 IFA2020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문은 '게임 엔진 기술'이다.   3D  가상 전시관을 운영하면서 이를 가능케 한 것이 게임엔진 기술인데,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사용 게임 엔진을 활용했다.  LG전자는 유니티 엔진을, 삼성전자는 언리얼 엔진을 선택했다.  유니티 테크놀로지스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실시간 3D 개발 및 운영 플랫폼인 유니티를 제작한 회사다.


향후, 이러한 게임엔진들은 기존의 게임 산업을 넘어서 자동차, 영화, 건설, 건출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로 사용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니티 테크놀로니지는 현대 기아차와도 손잡고 자동차의 내부, 외부 모습을 사실적인 그래픽의 이미지, 영상 콘텐츠 등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언리얼 엔진을 만든 에픽게임즈 역시 BMW, 도요타 등 자동차 회사 등과 협업한 바 있다.  에픽게임즈는 글로벌에서 인기를 얻은 게임 '포트 나이트'를 개발한 게임사이기도 하다.


그동안 전자업계와 게임엔진 회사는 스마트폰 분야와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꾸준히 협업해왔다.  앞으로 비대면 전시회가 확대되고, 글로벌 전시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가장 전시관 ' 부분까지 협력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내년에 있을 CES2021도 온라인으로 전환된다고 공식 발표된 만큼, 내년 이후도 비대면 전시 기조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참가자의 편의성과 전시 품질 수준을 높이기 위한 활동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행사를 축소하면서, 대부분의 자원은 온라인 콘텐츠의 내실을 다지는 쪽에 투입될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게임업체와의 협업이 더욱더 강화되면서 여기서 또 다른 새로운 사업이 생겨날 가능성도 높다.



오프라인 전시회는 기술세미나와 네트워킹 위주의 소규모 행사로 바뀌어 간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전시회는 이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글로벌 전시회에 참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 사람들과 만나고 이들과 교류한다.  대부분의 주요 의사결정자들은 업계 주요 전시회에는 반드시 참석한다.  시장을 직접 보고,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서 친목을 쌓는다.  시장과 경쟁사를 모르고 사업을 할 수 없다.   특히 네트워킹과 영업활동 관점에서 보면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교류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오프라인 전시회는 실무자들에게도 많은 것을  제공한다.  바쁜 일상의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트렌드를 보면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회사와 구성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큰 이벤트인 것이다.  업계에 따라서는 주요 전시회에 일정에 따라 한해의 출장 스케줄이나 주요 일정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의사결정권자들은 이러한 오프라인 전시회에 익숙해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더 좋은 대안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본인이 익숙하고 잘 아는 분야에 손이 더 가기 마련이다.   아직까지 기성세대에게는 온라인은 한계가 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온라인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일 뿐이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은퇴하고 온라인의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의사결정자 그룹으로 올라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전시회의 형태는 변해야 한다.   제품 전시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오프라인은 기술 세미나와 네트워킹 위주의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어떤 제품이라도, 기술적인 토론과 밀착 고객 대응은 반드시 필요하다.  온라인으로는 한계가 있다.  직접 실물을 보거나 혹은 고객 대응 차원에서 밀착지원이 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전시회 기간 동안에는 소규모 기술 세미나 중심의 오프라인 행사를 유지하고 이를 위한 각 세션별 소규모 형태의 오프라인 행사로 플랫폼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물리적 전시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을 줄이고, 대신 고객과의 접촉에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는 것이다.


전시장은 제품을 전시하는 부스 대신, 개별 상담부스나 콘퍼런스 룸을 운영하는 형태가 이상적이다.   필요하다면 주변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와 협업하여 미팅룸과 회의실을 공유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오프라인 행사가 줄어드는 만큼 호텔이나, 컨벤션 주최 측 입장에서도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기술 세미나와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지불해야 한다.  1인당 500불에서 2,000불까지 참가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오프라인 행사를 운영을 하는 데 있어서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더 많은 참가자를 유도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당장 내년 1월에 열리는 CES2021은 온라인으로 대체된다고 발표됐다.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기대된다.  IFA2020를 참고하여 한층 더 진화된 3D 가상전시관이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CES2021 이후에는 유럽에서 열리는 MWC와 ISE도 예정되어 있다.  현재로써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형태 혹은 IFA2020와 같은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고 우리가 다시 기존의 일상으로 되돌아간다.  그렇다면, 다시 오프라인 전시회가 부활하고, 우리는 매년 라스베이거스나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될까?  물론 그때가 되면 온라인 행사와 오프라인 행사의 비용과 효율성을 되짚어 볼 것이다.  그러나 한번 자리 잡고 익숙해진 것들은 되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결국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는 사람과 조직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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